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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투고/김성영]‘일방적 원전 건설’ 주민투표 요구는 당연

입력 | 2014-09-29 03:00:00


‘현대 사회는 지역주민의 의사를 반영하기 위한 지방자치가 필수적이다.’ 이 말은 동아일보 9월 3일자에 실린 함철훈 한양대 교수의 기고문 ‘새 원전 건설 두고 몽니 부리는 삼척시의회’ 중 일부이다. 4년여 동안 삼척 주민들이 정부에 대해 원전 유치신청을 철회하고 줄기차게 주민투표 실시를 요청한 것은 바로 함 교수가 지적한 지역 주민의 의사가 처음부터 전혀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2010년 원전 유치 신청 당시 시의회에서 동의한 것은 ‘주민투표를 실시한다’는 조건부였다. 그러나 전 삼척시장은 주민투표 대신 유치 찬성 여론이라면서 97%의 가공할 만한 수치를 만들어 임의로 신청서에 첨부했었다. 뒤늦게 이 사실을 파악한 주민들은 항의하였으나 삼척시는 물론이고 이런 내용을 알고 있는 정부조차 주민들의 요청을 묵살한 채 지금까지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고 있는 실정이다.

더욱 어처구니없는 일은 삼척시 선거관리위원회가 투표사무를 거부한 일이다. 부득이 주민들이 직접 삼척과 관련 없는 인사들로 선관위를 구성하고 투표를 실시해야 할 지경에까지 내몰렸다. 화력발전소 건설도 주민투표에 부치는데 주민들의 생존권이 걸린 원전 건설에 정당한 방법으로 주민 의사를 물어달라는 것은 당연한 일 아닐까. 그동안 땀과 눈물로 온갖 박해를 참아가며 정부에 호소했던 삼척 주민들은 이제 더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

김성영 산불감시원·강원 삼척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