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관순횃불회, 9월28일 순국일 맞아 서울역서 ‘누락 교과서’ 항의 캠페인
유관순 열사 순국일인 28일 서울역 앞에서 ‘유관순 열사 순국일 및 국사교과서 논란 알리기’ 행사를 연 유관순횃불회 회원들이 이날 배포한 전단을 들어 보이고 있다.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28일 오후 2시 서울 용산구 한강대로 서울역 앞. 바쁘게 움직이는 행인들 사이로 A4용지 크기의 전단을 든 여성 7명이 나타났다. 처음에는 광고 전단을 나눠주겠거니 하고 시선을 피하던 행인들도 “9월 28일은 유관순 열사의 순국일”이라며 목청을 높이는 이들에게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애초 이날 나눠주기로 한 전단 400여 부는 30여 분 만에 동이 났다.
전단을 나눠준 여성들은 역대 ‘유관순횃불상’ 수상자 등으로 구성된 유관순횃불회 회원들이다. 유관순횃불상은 동아일보와 충남도, 이화여고가 2001년 공동 제정한 유관순상의 일부로 2003년부터 매년 고교 1학년 여학생에게 주어진다.
행사에 참가한 오지원 씨(21·여·학생)는 “항일독립운동을 한 것이 명백하고 행적에 대해 어떤 애매한 부분도 없는 유 열사가 논란의 경계에 서게 된 상황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행사를 계획한 조혜진 씨(25·여·학생)는 “최근 심화되고 있는 이념 대립이 유 열사를 희생양으로 만든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이념 갈등을 의식한 듯 횃불회 회원들은 이날 행사에서 최대한 정치적 색채를 배제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조 씨는 “애초 계획했던 광화문광장 대신 효창공원 앞에서 행사를 시작하고 서명운동 대신 서울역 앞에서 전단 배포만 한 것도 (정치적 행사라는) 오해를 피하기 위해서다”라고 말했다. 횃불회는 앞으로 매년 순국일에 맞춰 순국일 알리기 행사를 열고 성금도 기부할 계획이다. 한편 유관순열사기념사업회는 충남 천안시와 함께 이날 천안시 병천면 유관순 열사 추모각에서 ‘순국 94주기 추모제’를 열었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