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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목동 재건축 호재로 급등세… 수도권 미분양도 속속 팔려나가

입력 | 2014-09-29 03:00:00

‘9·1대책’ 한달 맞은 부동산 시장 “일부만 호황… 지켜봐야” 신중론도




경남 고성 본보기집 사흘간 1만5000명 몰려 26일 문을 연 경남 고성군 ‘고성 코아루 더파크’ 본보기집을 보기 위해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이 본보기집에는 28일까지 총 1만5000여 명이 방문했다. 한국토지신탁 제공

28일 서울 송파구 장지동에 마련된 ‘위례자이’ 본보기집 안팎은 전국에서 몰려든 예비 청약자들과 ‘떴다방(이동식 중개업소)’ 관계자들이 뒤엉켜 하루 종일 북새통을 이뤘다. 26일 문을 연 이 본보기집에는 28일까지 3일간 총 4만 명이 다녀갔다. 또 롯데건설이 강북구 미아4구역에 짓는 ‘꿈의숲 롯데캐슬’ 본보기집에는 3만 명이, 한국토지신탁이 경남 고성군 수남리에 공급하는 ‘고성 코아루 더파크’에는 1만5000여 명이 찾았다.

재건축 규제완화, 청약제도 개편 등을 골자로 하는 ‘9·1 부동산 대책’이 발표된 후 약 한 달 동안 전국의 부동산 시장은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정책효과에 이사철 성수기까지 겹쳐 매매, 분양 및 미분양 시장이 일제히 활기를 띠고 있는 것이다.

청약 시장이 과열 양상을 빚을 정도로 달아오르면서 분양가도 함께 상승하고 있다. 다음 달 청약접수를 시작하는 서울 서초구 신반포로 ‘아크로리버파크’ 2차분의 3.3m²당 평균 분양가는 4130만 원으로 지난해 말 분양한 1차분 분양가에 비해 3.3m²당 300만 원가량 올랐다. 경기 성남권역 위례신도시에 짓는 ‘위례자이’ 분양가는 3.3m²당 1779만 원으로 지난해 6월 인근에서 분양한 ‘래미안 위례신도시’에 비해 3.3m²당 50만∼70만 원 비싸졌다.

정부가 신도시 개발을 중단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수도권 내 미분양 아파트 시장도 분위기가 급반전됐다. GS건설이 김포 한강신도시에서 공급 중인 ‘한강센트럴자이’는 이달 들어 미분양 물량 중 절반이 소진됐다. GS건설 관계자는 “한 주 평균 50채 정도 팔리던 미분양 물량이 대책 발표 이후 200여 채로 늘었다”고 말했다.

부동산114가 28일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매매시장에서는 재건축 연한단축의 직접적 수혜지로 꼽히는 서울 강남3구, 양천구, 노원구 일대의 매매가 변동률이 한 달 새 가파르게 상승했다. 서울 서초구 잠원동 ‘정공인중개사사무소’ 정철용 대표는 “6·4 지방선거 이후 조금씩 온기가 돌던 부동산 시장이 ‘9·1 대책’ 발표 이후 확실히 살아났다”고 말했다.

1990년 이전에 준공돼 재건축 연한 완화의 수혜 단지로 꼽히는 서울 일반아파트의 매매가 변동률은 같은 기간 0.95%를 기록한 반면 1990년 이후에 준공된 단지의 평균 변동률은 0.17%에 불과했다. 반면 동대문구, 관악구는 서울 평균 매매가 상승률을 밑돌면서 지역 간 온도차를 드러냈다.

몇몇 전문가들은 매매, 경매, 분양시장 모두 일부 지역만 상승하며 ‘쏠림 현상’을 보인다는 점을 들어 부동산 시장이 본격적인 회복세로 돌아섰다고 단정하긴 이르다고 지적했다. 박은철 서울연구원 연구위원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계부채가 늘고 있어 여유자금이 있는 가구가 많지 않다”면서 “이 때문에 강남 재건축 등 특정 지역을 중심으로 한 집값 상승세가 일반 주택시장까지 옮겨 붙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진 bright@donga.com·김현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