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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아시아경기]산골 스케이트 소년, ‘은륜 마라톤’ 왕자로

입력 | 2014-09-29 03:00:00

사이클 개인도로 28년만에 金 장경구
빙속 장거리 출신… 지구력 뛰어나
“유럽 프로 진출-올림픽 메달 두 토끼”




‘짱구’ 장경구(24·코레일·사진)가 한국 사이클에 3번째 금메달을 선물했다. 사이클 대표팀은 목표로 했던 금메달 4개에 한 발짝 다가섰다.

장경구는 28일 송도 사이클 도로코스에서 열린 남자 개인도로에서 4시간7분52초의 기록으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이란의 아르빈 모아자미 고다르지(24)도 같은 시간을 기록했지만 장경구의 자전거가 조금 더 빨랐다.

개인도로는 ‘사이클의 마라톤’으로 불리는 종목으로 이번 대회에서는 14km 구간을 13바퀴 도는 182km 코스가 마련됐다. 장경구는 초반부터 선두그룹에 포함돼 달리다 9번째 바퀴부터 순위를 끌어올리기 시작했다. 12번째 바퀴부터는 메인그룹에서 튀어나와 모아자미 고다르지와 메달 색깔 싸움을 이어갔다. 한국 남자 사이클이 이 종목에서 우승한 것은 1986년 서울 대회의 신대철 이후 28년 만이다. 2010년 광저우 대회 남자 개인도로에서 1위로 들어오고도 결승선 통과 직전에 홍콩 선수를 방해했다는 이유로 실격 판정을 받았던 한국 도로 사이클의 간판스타 박성백(29·국민체육진흥공단)은 막판 힘이 부친 듯 4시간14분29초로 16위를 기록했다.

박성백과 함께 광저우 대회에 출전했지만 남자 개인도로 13위에 그쳤던 장경구는 4년 만에 부쩍 큰 모습을 보여주며 남자 도로 사이클의 세대교체를 알렸다.

장경구는 강원 양구가 고향으로 어릴 때 스피드스케이팅 장거리 선수로 뛰며 키운 지구력이 장점이다. 2010년 10월 동아일보가 주최한 ‘투르 드 DMZ∼서울 국제사이클대회’에 출전해 세계 정상급 선수들 사이에서 개인 종합 2위와 산악왕을 차지하며 사이클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장경구는 “1년 동안 정말 힘들게 노력했다. 내년에 벨기에로 전지훈련을 가서 사이클의 본고장 유럽 프로팀이 나를 눈여겨볼 수 있도록 하겠다. 그 후 올림픽에서도 메달을 따고 싶다”고 말했다.

인천=이승건 기자 w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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