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9월 28일 일요일 흐림. 낮어밤이. #125 김준욱 ‘Wille’(2014년)
초등학생 통기타 연주자 김준욱 군. 야마하 코리아 제공
통기타를 주 악기로 하는 밴드와 싱어송라이터, 독주자 중 예선을 통과한 15개 팀이 겨룬 이번 대회에서 최연소 참가자인 김 군이 연주한 ‘빌레’(wille·독일어로 ‘소망’)는 뛰어난 테크닉과 리듬감, 곡 구성력, 감성까지 갖춘 자작곡이었다. 연주가 끝나기도 전에 객석에서 엄청난 박수와 환호가 쏟아졌다. ‘1등은 이거야. 더 볼 것도 없이.’ 나도 속으로 이렇게 생각했지만 그래도 설마 했는데…. 시상식에서 1위로 호명된 김 군은 11월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아시아 8개국 대항 ‘아시안 비트 어쿠스틱 그랜드 파이널’에 한국 대표로 참가하게 됐다.
부상으로 받은 고가의 기타를 껴안고 들어간 김 군을 대기실에서 만났다. 그분이 처음 기타를 잡은 건 3년 전. 집에 뒹구는 통기타를 장난삼아 퉁기다 거기서 어떤 세계를 발견하셨다. 독학 3년 만에 100곡을 만들고 ‘핑거스타일 기타’(통기타로 리듬, 화성, 멜로디를 동시에 내는 기교파 연주 장르)의 일정 경지에 오르셨다.
그래도 남자는 낮어밤이(낮엔 어쿠스틱, 밤엔 일렉트로닉).
임희윤 기자 i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