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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과 실무, 거기에 글로벌센스까지…” 한국형 MBA가 좋다

입력 | 2014-09-30 03:00:00

[한국형 MBA]직장 역량 높이고 새 네트워크 얻은 세사람 이야기




《 국내 경영전문대학원(MBA)을 보는 인식이 달라졌다. MBA평가에서 우수한 성적표를 받
은 국내 MBA가 속속 나타나면서 해외 MBA에 비해 실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섣불리 하기 어려워졌다. 국내 MBA와 해외 MBA를 연계한 다양한 학위 프로그램이 등장해 글로벌 체험폭도 넓혔다. 해외 유학생들이 국내 MBA를 찾는 사례도 점차 늘고 있다. 국내 MBA가 전문성과 글로벌 감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무엇보다 다양한 인적네트워크, 직장생활과 병행할 수 있는 맞춤형 커리큘럼, 국내 시장 환경에 바로 적용 가능한 프로그램이 국내 MBA가 내세우는 가장 큰 이점이다. 국내에서 제2의 인생을 설계한다면 국내 MBA가 해외 MBA에 비해 더 낫다는 인식이 늘고 있다.

국내 대학에서 MBA를 전공한 이들 3명도 한목소리로 말한다. “국내 MBA를 통해 경력 업그레이드에 성공했어요” 》

국내 MBA로 경력전환

양미정 씨(29)는 외국에서 호텔경영학을 전공하고 첫 직장을 호텔에서 시작했다. 자신이 원했던 일인 만큼 호텔경영 업무가 처음에는 흥미로웠다. 업무에 지치기 시작한 건 3년이 지났을 무렵이었다. 양 씨는 “직장생활에서 사춘기를 겪었다”고 회상했다. 양 씨는 회사를 그만두고 이직을 해야 할지 장기휴가를 떠나 생각을 정리하는 것이 좋을지 고민했다. 새로운 도전이 필요하다고 느끼면서 결국 MBA 진학으로 마음을 돌렸다. 양 씨는 “처음에는 경력전환이라는 큰 목표보다는 회사 외에 다른 일에 집중할 수 있는 생활의 활력소를 찾고 있었다”며 “기왕이면 여성에게 특화된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곳이라면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으로 이화여대 MBA에 지원했다”고 말했다.

양 씨는 2년 동안 이화여대 MBA에 재학하면서 이화여대의 경력 개발 프로그램과 교수들과의 면담을 통해 자신이 원하는 분야가 무엇인지 점점 더 분명하게 느끼게 됐다. 양 씨는 “이화여대 MBA 프로그램이 동기 부여와 자극이 됐다”고 말했다.

양 씨는 이화여대 MBA 프로그램 중에서 인사전공트랙을 선택했다. 인사 관련 수업들은 양 씨가 기업 인사 담당으로 경력전환을 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양 씨는 “MBA에서 배운 인사업무에 대한 지식은 실무에서 바로 쓸 수 있었다”고 말했다.

양 씨는 “이화여대 MBA가 여성에게 특화된 프로그램이어서 더 마음에 들었다”며 “여자들끼리만 수업을 듣다보니 쉬는 시간에도 사회에서 여자들이 겪는 문제나 고민들을 함께 나눌 기회가 많았다”고 말했다. 직장생활과 학업을 병행했던 양 씨는 “퇴근 후에도 주 3회 이상 내지는 주말까지 수업을 들으며 체력적으로도 부담이 됐던 것이 사실”이라고 말하면서도 “MBA는 회사경험만으로는 배우지 못할 큰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양 씨는 “MBA가 경력개발의 활로를 열어줄 수 있고 자기발전의 계기가 되는 것만큼은 틀림없다”며 “장기적으로 어떻게 진로를 선택할지 MBA에서 얻을 수 있는 이점이 무엇인지를 너무 깊이 고민하기보다 도전에 나설 것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인적 네크워크를 쌓을 수 있는 국내 MBA

김소연 씨(34)는 현재 CJ CGV에서 극장경영 업무를 맡고 있다. 현장에서 점장업무를 맡고 있는데 재무, 전략, 마케팅, 인사 등의 업무를 전체적으로 총괄하는 자리다. 다양한 업무를 맡고 있는 김 씨는 현업에서 익힌 노하우를 보다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싶어 MBA 진학을 고려했다. 이런 김 씨에게 국내 MBA는 자연스러운 선택이었다. 김 씨는 고려대 Korea MBA가 전공별로 실력 있는 교수진이 대거 포진해 있다는 점에 매력을 느꼈다. 김 씨는 “실력 있는 교수진이 진행하는 수업을 통해 얻는 간접경험과 지식의 가치는 상상 이상이었다”고 말했다. “직접 Korea MBA를 경험해보니 교수진의 각별한 애정과 격려, 아낌없는 지원도 MBA 진학에 만족을 느끼게 된 이유 중 하나”로 꼽았다.

김 씨는 고려대 MBA의 장점으로 “‘르네상스’라는 제도를 통해 졸업 후에도 듣고 싶은 수업이 있으면 들을 수 있도록 지원해 준다는 점이 특히 마음에 들었다”고 말했다. 직장과 학업을 병행하면서 수업시간을 맞추기 위해서는 교통편을 무시할 수 없는데 고려대 MBA의 경우 지하철과 바로 연결되어 있어 동선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점도 김 씨가 꼽은 이점이었다. 김 씨는 “국내 MBA 진학을 통해 인적 네크워크 확보와 직업과의 병행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며 만족감을 보였다.

해외 복수학위 운영하는 국내 MBA

이호근 씨(46)는 노보노디스크제약 마케팅 상무로 재직하며 서울과학종합대학원 MBA 과정을 밟았다. 특히 이 씨는 글로벌 학위 교류를 통해 핀란드 알토대 MBA 복수학위를 받았다.

지금은 사람들이 모이는 자리마다 해외 복수학위 MBA 과정을 추천하지만 이 씨도 처음에는 도전을 주저했다 “20년 이상 외국계회사에 근무하면서 보고 느낀 점도 많았지만 어느 순간 역량의 한계를 느꼈다며”며 “직장인들의 일상이 그렇듯 매일 주어진 빠듯한 업무를 소화하며데 급급하다 보니 스스로 시대에 뒤쳐진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무기력했던 모습을 회상했다.

변화가 필요하다고 느낀 이 씨가 내린 결정은 MBA 도전. 그는 “앞으로 다가올 사회 변화와 흐름을 파악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해외 MBA와 국내 MBA를 놓고 저울질하던 이 씨는 서울과학종합대학원 국내 MBA를 통해 해외 학위까지 취득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됐다. 이 씨는 “국내 MBA에서도 글로벌 역량을 높일 수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고 말했다.

이 씨는 MBA 과정을 밟으며 가장 힘들었던 점으로 ‘영어 수업’을 첫손에 꼽았다. 이 씨는 “어렵긴 했지만 새로운 것을 알아가는 재미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국내 MBA 도전에 만족한다는 이 씨는 “MBA 도전을 망설일 이유가 없다”며 “특히 젊을 때일수록 경제적 이득보다는 시야를 높이는 데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임현석 lh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