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현금 필요없는 알리페이-페이팔 상륙 임박
게다가 해외 업체들이 내국인 상대 영업을 추진한다면 금융당국으로서는 이를 막을 명분도 없다. 정보기술(IT)의 발전과 함께 빠르게 유망 산업으로 부상한 국내 간편결제 시장이 그대로 외국 기업들에 잠식당할 위기에 처한 것이다.
29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중국 알리페이와 미국 페이팔이 국내법에 따라 자본금과 인력 등 특정 요건을 갖춰 전자금융거래업자로 등록하면 언제든지 한국인 고객을 대상으로 영업할 수 있다.
물론 국내에서도 일부 카드사 및 전자결제대행업체(PG사)가 일부 쇼핑몰과 연계해 개별적으로 간편결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문제는 알리페이 등에 비해 경쟁력이 현저히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여신금융협회 분석에 따르면 만약 미국의 페이팔이 들어와 국내 쇼핑몰과 계약을 하면 수수료 범위가 최저 2%대로 예상돼 국내 PG사들이 받는 수수료 수준(3.4∼4.0%)보다 낮다. 국내 PG사들보다 가맹점 확보에 훨씬 유리한 위치를 점하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소비자들도 간편결제가 가능한 가맹점을 상대적으로 많이 보유한 해외 업체들에 눈길을 돌릴 수밖에 없다.
금융당국의 규제와 보안 이슈도 국내 전자결제 서비스 발전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 카카오톡이 내놓은 모바일결제 서비스 ‘카카오페이’는 국내 카드사의 참여가 저조해 ‘반쪽짜리’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카드사들이 보안 사고가 났을 때 누가 책임을 질지를 두고 PG사와 공방을 벌이면서 서비스 제공을 주저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카카오페이 서비스에 참여한 카드사는 현대, 삼성, KB국민, 롯데카드 등 4곳뿐이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명확한 기준을 제시하지 않는 금융당국에 대한 비판론도 제기되고 있다.
전자 송금 및 충전결제 서비스인 ‘뱅크월렛 카카오’ 역시 당국의 보안에 대한 승인 절차가 늦어지면서 출시가 차일피일 지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