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초청 친서 전달’ 보도에… “潘총장 축하서신에 답신” 해명 潘총장, 10월초 구체적 입장 밝힐듯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다음 달 초 북한 방문 문제를 포함한 남북한 및 한반도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발표할 예정인 것으로 28일(현지 시간) 알려졌다. 유엔 관계자는 “반 총장이 한국의 뉴욕 특파원들을 대상으로 방북 문제를 포함한 전반적인 관심사를 얘기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 총장은 여러 차례 방북 의지를 밝혀온 데다 27일 이수용 북한 외무상을 통해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친서를 전달받으면서 그의 방북 가능성에 관심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 유엔 소식통들은 “북한 유엔 대표부를 통해 ‘반 총장의 유엔 회원국(북한) 방문’이 꾸준히 요청돼 온 데다 이번에 김정은의 초청 의사까지 전달된 만큼 반 총장이 방북에 관한 구체적인 방침을 내놓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유엔 사무총장실은 방북설이 확대되자 즉각 진화에 나섰다. 사무총장실은 28일 한국 뉴욕 특파원단에 e메일을 보내 “반 총장이 북한 국경일인 구구절(9월 9일)에 김정은에게 축하서신을 보냈고 김정은이 이에 감사를 표시하는 친서를 전달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반 총장의 공식 홈페이지에는 스테판 두자릭 사무총장 대변인 명의로 ‘김정은 친서를 통한 방북 초청’을 부인하는 내용의 성명까지 올렸다. 이에 대해 유엔 관계자들은 “북한 문제는 미국 중국 등 유엔 상임이사국의 이해가 얽혀 있어 반 총장이 특히 민감하게 생각한다. 방북이 추진되더라도 극비리에 전격적으로 이뤄지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북한 측은 사무총장실과 달리 ‘방북’보다 ‘친서’라는 표현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VOA방송은 “북한 대표부는 ‘북한 최고지도자가 유엔 사무총장에게 친서를 보낸 건 이번이 처음이라는 일부 보도는 사실과 다르다. 과거에도 유엔 사무총장의 축전에 답전으로 화답했고 친서를 보낸 적은 없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친서라는 표현은 사무총장실도 사용했다. 특히 반 총장은 매년 구구절 축하서신을 보냈지만 외무상이 직접 북한 최고지도자의 답신을 가져와 전달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뉴욕=부형권 특파원 bookum9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