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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北 김정남, 파리 최고급 호텔에서 5일 이상 투숙한 이유는…

입력 | 2014-10-01 03:00:00


카메라 피하는 김정남 프랑스 파리의 한 호텔에서 동행했던 여성과 아침 식사를 하던 김정남이 촬영을 하자 얼굴을 피하며 가리고 있다(사진) 파리=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고(故)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장남으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이복형인 김정남(43)이 파리에서 최소 5일 이상 머물렀던 것으로 확인돼 아들 김한솔 군(19)을 만나는 것 외에 특별한 방문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파리 샹젤리제 인근 르메르디앙 에투알 호텔에 투숙해 온 한국의 대기업 부장인 S씨는 "26일 출장 온 이후 닷새 동안 매일 조식 뷔페에서 김정남이 식사하는 것을 목격했다"며 "특유의 외모 때문에 첫 눈에 김정남 임을 알아봤으며 자주 마주쳐 서로 눈인사를 나눌 정도였다"고 말했다.

김정남은 매일 아침 식사를 마친 후에는 한국인 관광객들의 눈치를 보지도 않고 호텔 정문 앞 대로변을 10여 분간 산책을 즐겼으며, 인근 거리의 레스토랑 창문에 붙어 있는 메뉴를 유심히 살펴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S씨가 전했다. 그는 김정남과 함께 동행한 30대 여성에 대해서는 "외모나 두 사람의 대화로 미뤄볼 때 이 여성이 중국인이나 일본인이 아니라 한국인(남한 또는 북한)이 확실해 보였다"고 말했다.

목격자들은 "김정남은 아침식사를 마친 후에는 늘 외출했으며 오후 시간 대에는 호텔 로비나 식당, 바에서 마주친 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이처럼 김정남이 파리에만 5일 이상 체류하며 바쁘게 활동하는 것은 르아브르에 있는 파리 정치대학(시앙스포)에 재학 중인 아들을 만나는 목적 외에 다른 배경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제기됐다. 특히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27일 째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신변이상설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김정남의 파리 방문에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편 김정남이 파리에서 모습을 드러냈다는 동아일보 보도(30일자 1면)가 나가자 르메르디앙 호텔에는 한국의 특파원과 일본 후지TV 등 내외신 기자들이 아침부터 로비에서 하루 종일 진을 치고 기다렸다. 그러나 늘 오전 8시~8시반 사이에 아침식사를 했다는 김정남은 대규모 취재진을 의식해서인지 이날 로비나 식당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호텔 프론트에 문의한 결과 본보 기자가 김정남을 호텔에서 만난 29일 이후 체크아웃을 한 '김(Kim)' 씨 성을 가진 사람은 없었다. 김정남이 동행한 여성의 이름으로 호텔을 예약했다가 이미 다른 곳으로 호텔을 옮겼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파리 샹젤리제 인근에 자리잡은 르메르디앙 호텔은 4성급 호텔로 객실요금이 1박 가격이 400유로(60만원) 이상 나가는 최고급 호텔이다. 2011년 SM타운의 파리 공연당시 소녀시대, 동방신기, 슈퍼주니어, 샤이니, F(x) 등의 K팝 스타들이 이 호텔에 묵어 아침 저녁으로 팬들이 구름처럼 몰려들기도 했다.

파리=전승훈특파원 rap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