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란히 진열해 가격비교 쉬워져… 외국産 매출 비중 30%로 최고치

국산 과자와 수입 과자를 함께 진열해놓은 경기 고양시 이마트 풍산점 과자 매장에서 고객들이 물건을 고르고 있다. 고양=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
이마트는 최근 풍산점, 죽전점 등 14개 점포를 대상으로 국내 과자와 수입 과자를 함께 진열하면서 과자 매장 진열 방식에 이례적으로 ‘국경’을 없앴다. 포카칩 옆에 허스 감자칩이 있는가 하면 이마트 자체브랜드(PB) 콘칩 바로 밑에는 중국의 나초 제품인 ‘미션 또띠아 칩스’가 있다. 국내 제품과 수입 제품을 사탕, 스낵, 쿠키 등 종류별로 함께 배치했다. 특히 소비자들의 눈높이와 비슷한 이른바 ‘황금 자리’에 국내 과자가 없는 경우도 상당수였다. 여재성 이마트 과자 담당(바이어)은 “수입 과자가 인기를 얻는 시장 변화에 맞춰 진열에 변화를 준 것”이라며 “국내 제품과 수입 제품을 함께 배치하다 보니 10% 내외였던 수입 제품 주문량이 현재 30%까지 올랐다”고 말했다.
과대 포장과 가격 인상 등의 이유로 국내 제과 업체들이 소비자들로부터 비판을 받고 있는 가운데 최근 대형 유통업체들이 수입 과자를 주요 판매 아이템으로 정하고 적극적인 판매에 나서고 있다. 롯데마트 역시 최근 인천 송도점, 부산 광복점 등 신규 점포 20곳에서 국내 과자 진열대 바로 옆에 7m짜리 한 면을 할애해 수입 과자를 전면 배치시켰다. 롯데마트는 수입 과자 코너를 강화한 매장을 올해 50개까지 늘릴 계획이다. 비교적 공간이 적은 편의점에도 수입 과자 코너가 생겼다. 세븐일레븐은 1개에 2000∼3000원짜리 수입 스낵과 초콜릿, 쿠키 등을 진열한 ‘수입 과자 존’을 전국 300곳의 핵심 점포에 만들어 운영 중이다.
대형 유통업체들의 변화로 국내 과자와 수입 과자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1일 롯데마트에 따르면 올해 1∼8월 수입 과자의 매출 구성비는 30%로 역대 최고치를 나타냈다. 반면 국내 과자 매출 비중은 2년 전 83.6%에서 현재 70%까지 떨어졌다.
국내 제과 업체들은 대응 방안을 마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제과 업체 관계자는 “특히 과대 포장에 대한 비판이 많아 포장 공간을 줄이는 등 해결책을 마련 중”이라고 밝혔다.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