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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이 편안한 직원이 일도 더 잘한다”

입력 | 2014-10-02 03:00:00

[저녁을 돌려주세요/2부]
가족친화정책 도입 이영호 대표
“우수인력 출산-육아로 퇴직땐 손실… 경단녀 없어야 회사도 성장 가능”




“우리는 온 가족이 먹는 식품을 만드는 회사고, 우리 제품을 선택하는 것은 주로 주부를 비롯한 여성입니다. 따라서 가족을 생각하는 엄마의 마음을 읽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이영호 롯데푸드 대표이사(56·사진)는 1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직원들이 자기 가족도 제대로 챙기지 못하면서 고객의 마음을 깊이 헤아릴 수는 없을 것”이라며 “가정이 편안한 직원이 일도 더 행복하게 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가족친화 제도를 도입하는 데 갈등은 없었나.

“천안공장 어린이집은 수용 인원이 충분해 문제가 없었지만 본사 어린이집은 이용 가능 인원이 적어 여성 직원 자녀를 우선 선발했다. 이에 일부 남성 직원이 불만을 제기했지만 제도의 취지를 설명하고 공개투표 등을 통해 무리 없이 추진하고 있다.

―사내 어린이집에 불편함은 없나.

“천안공장 어린이집은 정원(99명)보다 이용 인원(60명)이 적어 더 많은 아이를 받을 수 있다. 공간도 넉넉하다. 특히 최고 품질의 교육용품을 배치하는 등 이용만족도를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어린이집 정원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일과 가정의 양립을 추구하는 것이 회사에는 손해라는 인식이 있다.

“우수한 여성 인력이 출산이나 육아 문제로 회사를 떠나는 것은 개인만의 불행이 아니라 회사 입장에서도 크나큰 손실이다. 우수한 인력이 경력 단절 없이 마음껏 역량을 발휘할 수 있어야 장기적으로 회사가 성장할 수 있다.”

―일·가정 양립문화가 정착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회사에 오래 있을수록 일을 열심히 하고 잘한다는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 야근을 많이 하는 직원들은 낮에 느슨하게 일하기도 하기 때문에 그만큼 생산성이 떨어진다. 업무시간에 집중해서 일하고, 정시 퇴근하는 문화가 자리 잡아야 한다. 무엇보다 아랫사람들이 일찍 퇴근하는 것에 대해서 윗사람들이 눈치를 주면 안 된다.”

―일과 가정의 양립을 위한 개인적인 철학이 있다면….

“나는 주요 회의를 월요일에 잡지 않는다. 월요일에 회의를 잡으면 직원들이 주말에 나와 자료를 만들어야 하고, 주중에 생산성 있게 일할 수 없다. 직원들에게 보고서 작성에도 시간을 쓰지 말라고 당부한다. 형식이 아니라 내용이 중요하다. 업무시간에 집중해서 일하고 정시 퇴근해 가족과 개인의 발전에 시간을 써야 개인도 회사도 발전할 수 있다.”

유성열 기자 ry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