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일 공무원들에게 화장실 청소令… 인도에선 ‘청소는 하층민 몫’ 인식
“나부터 빗자루를 들고 거리에 청소하러 나가겠다. 공무원들도 자기 사무실과 화장실은 스스로 청소하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전국 공무원들에게 ‘청소 총동원령’을 내렸다. 마하트마 간디 전 총리의 생일이자 국경일인 2일 집에서 빈둥댈 시간에 사무실로 나와 건물 구석구석을 쓸고 닦으라는 것.
공무원 사회에선 당장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휴일에 쉬지 못하게 됐다는 점은 둘째 치고 지금까지 대다수 공무원은 청소를 해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계층을 가르는 ‘카스트 제도’가 수천 년 동안 이어져온 인도에선 청소란 최하층민의 일로 여겨져 왔다. 하지만 총리의 지시를 거부하긴 어려운 터라 공무원들은 2일 거리에 나와 청소를 하지 않을 수가 없게 됐다. 현지 언론들은 이번 지시가 카스트 제도 철폐에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모디 총리는 간디 탄생 150주년인 2019년까지 전국에 1억1000만 개의 화장실을 세울 계획이다. 그는 “자기 쓰레기는 자기가 치우며 화장실도 스스로 청소한다”는 인식을 심어주겠다고 밝혔다. 그의 개혁이 신분제 철폐로까지 이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