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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아시아경기]“광저우 빚 갚는 날 왔다” 이글이글 김연경

입력 | 2014-10-02 03:00:00

2일 中과 결승 격돌 여자배구 기둥… 4년전에도 만나 역전패 당하고 銀
“이번엔 우리가 안방서 우승할 차례”




8월 그랑프리 세계여자배구대회 예선에 출전하기 위해 한국에 온 조반니 기데티 독일 대표팀 감독은 김연경(26·터키 페네르바흐체·사진)에 대해 묻자 “세계 최고의 선수다. 축구와 비교하자면 리오넬 메시보다 낫다. 나는 최근 30년 동안 김연경처럼 뛰어난 선수를 본 적이 없다”고 극찬했다. 기데티 감독은 터키 바키프방크의 사령탑이기도 해 같은 리그에서 뛰는 김연경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런 ‘배구 여제’ 김연경도 2차례 출전한 아시아경기에서 금메달과는 인연을 맺지 못했다.

“도하 아시아경기는 기억하고 싶지 않아요. 광저우 대회는… 더. 그래서 이번에 중국이 꼭 결승에 올라오기를 바랐어요.”

김연경은 8년 전 18세의 나이로 처음 아시아경기 무대를 밟았다. 어린 나이에도 팀의 에이스로 기대를 한 몸에 받았지만 한국은 태국과의 8강전에서 1-3으로 패배하며 1962년 자카르타 대회 이후 처음으로 아시아경기 노 메달의 수모를 당했다(5위). 대회 직전 무릎 수술을 받은 김연경이 후유증과 부담감으로 제 기량을 발휘 못한 게 발목을 잡았다. 와신상담한 김연경은 4년 후 광저우 아시아경기에 출전했지만 다시 눈물을 흘렸다. 한국은 개최국 중국과의 결승에서 세트 스코어 2-0으로 앞서다 충격적인 역전패를 당했다. 김연경은 팀 최다인 19점을 올리며 분전했지만 이날 가장 빛난 별은 30득점을 기록한 중국의 에이스 왕이메이였다. 왕이메이는 이번 대회에는 출전하지 않았다.

“광저우에서는 다 잡은 경기를 놓쳐 너무 아쉬웠어요. 중국에 꼭 설욕하겠다고 다짐했죠. 그때 중국이 안방에서 우승했으니 이번엔 우리 차례죠. 중국과는 이번 대회 전초전 격인 아시아배구연맹(AVC) 컵 대회 때 조별리그와 결승에서 내리 졌는데 이번에는 다를 거예요. 중국 선수들이 키도 크고 파워가 좋지만 대부분 어리기 때문에 초반부터 흔들면 쉽게 풀어갈 수 있을 거예요. 제가 앞장서서 세게 밀어붙일 겁니다.”

8년 전 도하 대회 때 189cm이던 김연경의 키는 192cm가 됐다. 해외 리그 경험을 통해 기량도 부쩍 늘었다. 해외 이적 신분과 관련해 이전 소속 구단과 벌이던 분쟁도 깔끔하게 마무리됐다. 김연경은 “오래전부터 아시아경기 결승전이 열리는 날만 기다렸다. 대한민국을 위해 꼭 우승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국 여자배구는 1994년 히로시마 대회 이후 20년 만의 금메달에 도전한다. 김연경이 없다면 언제 다시 올지 모르는 기회다. 중국과의 결승전은 2일 오후 7시 30분 인천 송림체육관에서 열린다.

인천=이승건 기자 w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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