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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아시아경기]술래잡기 같은 카바디, 처음 봐도 재미있네

입력 | 2014-10-02 03:00:00

[스포츠 취재 왕초보 주애진의 ‘인천 프리즘’]




동남아시아에서 인기 있는 스포츠로 술래잡기, 피구, 격투기가 혼합된 카바디의 색다른 매력에 경기장을 찾는 팬들이 늘었다. 한국 여자 대표팀은 지난달 30일 인도에 26-45로 패하며 아쉽게 4강 진출에 실패했다. 아래쪽 사진은 지난달 28일 남자 카바디 한국과 일본전에서 대표팀을 응원하고 있는 한국 이장군의 가족들. 인천=장승윤 tomato99@donga.com·주애진 기자

한국 카바디 대표팀의 경기가 열리는 날이면 인천 송도글로벌대학체육관에는 다양한 플래카드가 등장한다. 카드마다 ‘NO.1 김기동 파이팅’ ‘대한민국 카바디 장군(이장군) 파이팅’ 등 대표팀 선수들의 이름이 적혀 있다. 관중들은 작은 태극기와 플래카드를 흔들며 열렬히 응원했다.

취재차 경기장을 찾은 기자는 생각보다 카바디를 응원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에 놀랐다. 적지만 경기 때마다 꾸준히 찾아오는 팬들이 있었다. 응원의 하이라이트는 지난달 28일 남자 한일전. 마침 일요일이었다. 관중석이 1643개인 체육관을 1163명(약 71%)이 찾았다. 경기 내내 “대∼한민국”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응원만큼은 축구 한일전 못지않았다.

카바디는 인도 등 동남아시아에서 즐기는 스포츠로 술래잡기, 피구, 격투기가 혼합된 경기다. 코트 안에서 술래잡기처럼 ‘터치’를 통해 상대 선수를 아웃시킨다. 공격수가 공격할 때 숨을 참는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계속 “카바디”라고 말해야 하는 점이 재미있다.

카바디를 이토록 응원하는 사람들은 누굴까. 궁금한 마음에 관중석에 다가갔다. 카바디의 색다른 매력에 빠져 응원에 나선 사람들이 많았다.

30일 경기장을 찾은 곽현준(20), 박효숙 씨(21·여)는 지난해 처음 카바디를 알게 됐다. 박진감 넘치는 경기가 매력적이었다고 한다. 이날 오전 여자대표팀이 인도에 패해 4강 진출에 실패했다. 이들은 “잘했는데 선수들이 경기가 끝나고 우는 모습을 보며 마음이 아팠다. 다음에는 더 좋은 결과가 있었으면 좋겠다”며 안타까워했다.

딸(8)이 카바디를 궁금하게 생각해 부인과 함께 왔다는 이승훈 씨(43)는 “처음 보지만 규칙이 어렵지 않고 재미있다”며 웃었다.

플래카드를 만들어오는 건 주로 선수들의 가족과 친구들이다. 남자 대표팀 에이스 이장군(22)의 가족과 친척 15명은 28일 한일전 때 부산에서 단체로 원정응원을 왔다.

인천 아시아경기가 열리는 동안 카바디 세팍타크로 크리켓 등 한국에서 낯선 종목들이 관심을 얻고 있다. 한국이 은메달을 2개나 수집한 세팍타크로는 입장권이 매진되기도 했다. 선수들은 경기 뒤 몰려든 팬들과 사진촬영을 하느라 바빴다.

하지만 이색 종목 선수들은 마냥 기뻐할 수 없다. 반짝 관심으로 끝나지 않을까 걱정되기 때문이다. 이들을 인터뷰하면 자주 언급하는 종목이 있다. 2014 소치 올림픽의 신데렐라, 컬링이다. 부디 이번 대회가 끝나도 이들 종목이 ‘아시아경기의 컬링’으로 오래도록 기억되길 바란다.

주애진 기자 ja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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