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과 세트, 대본까지 그대로 베꼈다. 중국 강소위성TV ‘이치 라이 샤오바’(위쪽)가 KBS 2TV ‘개그콘서트’의 코너 ‘시청률의 제왕’을 표절한 한 장면. 사진제공|KBS 2TV·사진출처|소후닷컴 캡처
강소위성TV, 개콘·웃찾사 포맷 그대로
드라마 ‘상속자들’·‘별그대’ 흥행하자
‘별에서 온 상속자들’로 교묘한 짜깁기
중국의 ‘한국 방송 베끼기’가 도를 넘고 있다.
최근 중국에 한류 열풍이 다시 몰아치면서 한국 드라마와 예능프로그램 등이 잇따라 수출되고 있지만 그 이면에서는 한국 방송 콘텐츠를 표절한 일명 ‘짝퉁 프로그램’도 난무하고 있다.
이날 강소위성TV는 또 ‘웃찾사’의 5개 코너도 표절해 방송했다. 특히 강소위성TV는 SBS와 코미디 프로그램 제작 관련 파트너십 논의를 하던 중이어서 논란은 더욱 커지고 있다. KBS와 SBS는 즉각 강소위성TV에 유감을 표명하고, 중국 규제당국인 신문출판광전총국에 재발 방지를 촉구할 방침이다.
뿐만 아니다. 드라마 ‘상속자들’과 ‘별에서 온 그대’가 중국에서 연이어 흥행하자 최근 온라인 영화 ‘별에서 온 상속자들이 등장해 논란이 됐다. 중국 팬들의 조롱까지 이어지자 제작진은 지난달 16일 베이징에서 제작발표회를 열고 “표절이 아니다. 두 드라마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며 “다만 화제를 모으기 위해 지은 제목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별에서 온 상속자들’은 청나라에서 300년의 시간을 뛰어넘어 21세기로 온 남자주인공이 대기업 상속자가 되고, 전생에 백제인이었던 여주인공과 사랑에 빠진다는 내용이다. 어설프면서도 교묘하게 두 드라마를 짜깁기해놓은 인상을 준다.
이 외에도 ‘행복삼과성’(幸福三顆星)은 드라마 ‘커피프린스 1호점’과 ‘미남이시네요’를 합친 듯하며, 출연진이 레이스를 펼치면서 이름표를 떼는 ‘급력일요일’(給力星期天)은 SBS ‘런닝맨’을 떠올리게 한다. 다섯 여배우와 두 남자 스타가 팀을 이뤄 해외로 배낭여행을 떠나는 설정의 ‘화아여소년’은 케이블채널 tvN ‘꽃보다 누나’와 포맷이 닮았다. 모두 판권을 수출한 적이 없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트위터@mangoosta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