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씨 등이 다큐를 찍든, 영화로 제작하든 본인의 자유이지만 영화제 측이 굳이 이 다큐를 초청작으로 선정한 것은 의아스럽다. 해프닝 수준을 넘어 ‘대(對)국민 사기’로 막을 내린 사건을 소재로 만든 영화는 ‘19년 전통의 국제영화제’라는 격에도 맞지 않는다. 개최지 부산시의 서병수 시장은 상영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세월호 일반인 유족들도 “황금 같은 구조 시간을 허비한 다이빙벨 다큐의 상영은 유가족 가슴에 못을 박는 일”이라며 상영 중단을 요구했으나 주최 측은 요지부동이다.
▷11일까지 열리는 올해 부산영화제의 공식 페이스북 이미지는 세월호 노란 리본이었다. 영화인 1123명은 오늘 “진상조사위에 기소권과 수사권을 부여한 세월호 특별법을 제정하라”고 요구하는 선언을 발표한다. 감독 김기덕 박찬욱, 배우 송강호 김혜수 문소리 등이 동참했다고 한다. 앞서 일부 영화인들은 세월호 유족들의 광화문 농성장에서 동조 단식을 하기도 했다. ‘다이빙벨’ 상영이 우발적으로 이뤄진 일이 아님을 짐작할 수 있다.
홍찬식 수석논설위원 chansi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