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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아시아경기]여왕, 아시아를 사뿐히 넘다

입력 | 2014-10-03 03:00:00

손연재, 리듬체조 개인종합 金
3종목서 18점대 세계 최정상급 “올림픽서 더 잘할 자신감 생겨”




요정에서 여왕으로 ‘리듬체조 요정’ 손연재의 미소와 환상적인 몸놀림은 인천 남동체육관을 가득 메운 관중의 눈을 매혹시키기에 충분했다. 손연재가 2일 인천 아시아경기 리듬체조 결선에서 화려한 리본 연기를 선보이고 있다. 인천=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큰 실수만 안 한다면 금메달입니다.”

모든 리듬체조 관계자들과 해설위원, 선수들은 ‘리듬체조 요정’ 손연재(20·연세대)의 인천 아시아경기 금메달 전망을 묻자 미리 말을 맞추기라도 한 듯 똑같은 이야기를 했다. 인천 아시아경기는 손연재가 국내에서 치르는 가장 큰 대회다. 부담감이 클 수밖에 없다. 그러나 부담감, 시차, 체력도 금메달을 향한 손연재의 질주에는 아무런 장애가 되지 못했다. 손연재는 2일 인천 남동체육관에서 열린 인천 아시아경기 리듬체조 개인종합 결선에서 곤봉(18.100점), 리본(18.083), 후프(18.216점), 볼(17.300점) 4종목 합계 71.699점을 받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압도적인 실력이었다.

손연재의 금메달은 한국 리듬체조 역사상 첫 아시아경기 금메달이다. 1994년 히로시마 대회에서 리듬체조가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이후 개인전과 단체전 통틀어 금메달이 나온 적은 없었다. 전날 단체전에서 한국의 사상 첫 아시아경기 은메달 획득에 일조한 손연재는 이틀 연속 한국 리듬체조 역사를 새롭게 썼다.

특히 세 종목에서 세계 최정상급 선수임을 상징하는 18점대로 1위에 올랐다. 손연재가 아시아 수준을 넘어섰다는 의미였다. 라이벌 덩썬웨(22·중국)도 손연재의 상대가 아니었다. 덩썬웨는 리본(17.483점), 후프(17.583점), 볼(17.400점), 곤봉(17.866) 4종목 합계 70.332점을 받아 은메달을 기록했다. 동메달은 세르듀코바 아나스타샤(17·우즈베키스탄)가 차지했고, 김윤희(23·인천시청)는 9위를 기록했다.

한국 리듬체조의 역사를 새로 쓴 손연재는 이제 2년 뒤 올림픽 메달에 도전한다. 손연재가 걸어온 길이 곧 한국 리듬체조 역사였기에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

지난해 처음으로 아시아선수권대회 개인종합 금메달을 땄고, 지난달 터키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개인종합 4위에 첫 후프 종목 동메달까지 목에 걸었다. 김지영 대한체조협회 경기위원장은 “지금과 같은 상승세라면 올림픽 금메달까지 노릴 수 있다. 이제 아시아 정상을 넘어 세계 정상에 서는 일만 남았다”고 말했다.

손연재의 눈도 이제 올림픽을 향하고 있다. 손연재는 “아시아 1위 자리를 지켜서 기분이 좋다. 이번 아시아경기를 통해서 세계무대에서도 더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인천=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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