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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북아 사드 배치는 러-中 견제用… 美 강행땐 러도 새 MD 개발 불가피”

입력 | 2014-10-03 03:00:00

파노프 前 주한러대사 주장




알렉산드르 파노프 전 주한 러시아대사(사진)는 최근 한국과 미국의 최대 관심사 중 하나인 고(高)고도미사일방어(THAAD) 체계 도입에 대해 “만약 사실이라면 러시아도 그에 걸맞은 새로운 미사일방어 시스템을 개발할 수밖에 없다”고 2일 밝혔다.

한국슬라브학회(회장 장덕준 국민대 교수) 심포지엄 참석차 방한한 그는 “미국이 동북아 지역에 새로운 미사일방어(MD)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은 MD 관련 조약을 위반하는 것이며 국제질서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1992년부터 2년간 한국, 그 뒤 2년간 일본대사를 지낸 ‘동북아통’인 그는 현재 모스크바국제관계대 외교학 부장을 맡고 있다.

파노프 전 대사는 “미국은 THAAD가 북한을 견제하기 위한 것이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러시아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것”이라며 “특히 중국의 (도입) 반대가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북한은 아직 핵탄두를 미사일에 탑재할 만큼 기술 발전을 이루지 못했고 미사일을 미국 본토로 날려 보낼 기술도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북한의 핵무기 개발에 대해선 분명한 반대 의견을 밝혔다. 그는 “북한이 핵무기를 가져서는 안 된다는 것은 러시아의 변하지 않는 기본 입장”이라며 “김정은 체제가 출범한 뒤에도 북한이 구체제를 벗어나기 위한 노력은 크게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파노프 전 대사는 일본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진출 시도에 대해 “아직 주변국의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부정적인 답변을 내놓았다.

그는 “최근 중국의 급부상하는 경제력을 뛰어넘으려는 일본의 열망이 민족주의로 이어지고 있다. 이런 시도가 한국 및 중국과의 관계를 악화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본은 안보리 상임이사국이 왜 존재하는지에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최창봉 기자 cer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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