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산혁명 현장 고기정 특파원 르포] 렁춘잉 행정장관 “사임은 안해” 청사진입 예고시간 30분전 회견… 정치개혁 접점 찾을지는 미지수
고기정 특파원
홍콩 수반인 렁춘잉(梁振英) 행정장관은 앞서 1일 대학생 모임인 홍콩전상학생연회(香港專上學生聯會·학련)가 정부 청사 진입 시점으로 선포한 3일 0시를 30분 남긴 2일 오후 11시 반에 기자회견을 열고 시위 중단과 대화를 제안했다.
이날 회견은 학련이 2일 오후 렁 장관 대신 홍콩의 2인자 캐리 람(林鄭月娥) 정무사장(司長·총리 격)과 대화를 할 수 있다는 공개 서신을 보낸 데 대한 회답 성격이었다. 이 자리에는 온건파로 알려진 캐리 람 사장이 렁 장관과 함께해 본인이 대화 상대로 지명됐다고 말했다. 이로써 시위대와 홍콩 정부는 서로가 부담스러운 물리적 충돌을 막을 수 있는 시간을 벌게 됐다. 그러나 렁 행정장관은 기자회견에서 “홍콩 선거 개혁 업무를 계속해야 하기 때문에 사임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양측이 대화 재개 가능성을 열어 놓은 만큼 2017년 직선제 도입과 관련한 정치개혁 논의가 본격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중국 중앙정부가 시위대의 핵심 요구 사항이던 ‘완전한 직선제’를 수용하기 쉽지 않은 데다 렁 장관도 퇴진을 거부한 만큼 만족할 만한 접점을 찾는 데에는 난항이 예상된다.
고기정 특파원 ko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