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감사 D-3/지금 청와대에선] “외부 접촉 극도로 자제하는데도…”, 이재만 등 비서관 3인 사칭 여러 건 “폐쇄적 국정 탓 소문 무성” 지적도
현재 이 비서관은 청와대 내부 인사와 재정, 시설 관리 등 안살림을 도맡고 있다. 오랫동안 정책을 담당해온 이 비서관은 지금도 종종 정책 조율자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모든 보고서는 정 비서관의 손을 거쳐 박 대통령에게 전해진다. 메시지 관리도 정 비서관의 몫이다. 관저 생활 등 박 대통령의 사생활을 가장 잘 아는 이는 안 비서관이다. 그는 박 대통령의 모든 외부 일정에 동행한다.
이들은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박 대통령을 보좌하는 만큼 온갖 구설에 오르기도 한다. 특히 민감한 인사 문제와 관련한 내용이 많다. 누군가 발탁되면 3인방 중 누구와 가깝다더라 하는 식이다. 반대로 갑작스러운 경질 인사는 3인방에게 밉보인 탓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최근 3인방 중 한 비서관은 올해 6·4지방선거 당시 입후보 예정자에게 금품을 받았다는 루머에 시달렸으나 사실무근으로 확인됐다.
정 비서관은 3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정부 출범 이후 19개월 동안 외부인과의 약속이 10번이 채 안 될 정도로 아예 사람들을 만나지 않는다”며 “모두 무척 조심하는데도 밖에서 나도 모르게 나를 팔고 다니니 황당하다”고 말했다.
3인방에게는 특정인을 아느냐는 문의도 상당하다고 한다. 모르는 사람이 대부분이지만 누군가 3인방과 가깝다며 이름을 팔고 다니는 것이다. 이번에 확인된 이 비서관 사칭 사건 말고도 현재 조사 중인 ‘3인방 사칭 사건’이 여러 건 있다고 한다. 대우건설뿐 아니라 다른 대기업도 3인방의 이름만 듣고 취업을 시켜준 사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기업 발주 사업을 따내기 위해 3인방 중 한 비서관의 이름을 판 경우도 있어 사정기관에서 조사 중이다.
3인방이 자중자애(自重自愛)하는데도 이들과 관련한 소문이 끊이지 않는 것은 박 대통령의 폐쇄적 국정운영 스타일과 무관치 않다는 지적도 있다. 의사결정 구조가 투명하지 않다 보니 3인방이 ‘보이지 않는 손’ 역할을 한다는 의구심만 커지는 셈이다.
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