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 “폭행장면 목격 못해” 거듭 주장
대리기사 “사과문자 6번 보낸 金… 왜 못봤다, 안했다 그러는건지”

3일 오전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출석한 새정치민주연합 김현 의원의 얼굴이 잔뜩 굳어 있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김 의원은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은 이날 경찰이 요구한 출석시간을 정확히 지켰다. 지난달 23일 경찰이 출석을 요청한 날짜보다 하루 먼저 기습적으로 출석한 것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당시 참고인 신분이었던 김 의원은 “사건이 일어났을 때의 상황이 잘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김병권 전 세월호 참사 가족대책위원장 등 3명에게 폭행당한 대리기사 이모 씨(52)도 김 의원과의 대질조사를 위해 변호사 2명과 함께 경찰서에 출석했다. 그는 대질조사 직후 “김 의원이 조사실에서 나에게 ‘사과드린다’고 말했다”며 “‘꼭 만나 직접 사과드리고 싶다’고 지난달 25일부터 총 6번이나 문자메시지를 보냈으면서도 경찰 조사에서는 ‘못 봤다’ ‘안 했다’라는 등 사실과 다른 이야기를 했다. 여론에 밀려 억지로 사과를 하려는 것처럼 보였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씨의 법률대리인인 차기환 변호사는 “김 의원이 ‘명함 뺏어’라고 고함지른 사실을 여전히 부인하고 있다”며 “김 의원은 이 씨가 건넨 명함을 받은 행인에게 ‘대리기사 분한테 준 명함이니 대리기사나 나에게 돌려달라고 좋게 설득했다’고 진술했는데 이는 사실과 다르다”고 말했다. 경찰은 “목격자, 피해자 및 피의자 진술과 증거자료를 종합해 김 의원에 대한 혐의 여부를 확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차 변호사는 목격자인 정모 씨에게 폭행당했다고 주장하는 김형기 전 세월호 가족대책위 수석부위원장을 별도로 무고 혐의로 고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했다.
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