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연-인세수입 100만달러 넘지만 FRB의장때 강화한 대출규제 걸려
벤 버냉키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사진)이 최근 모기지 대출(한국의 주택담보대출)을 시중은행에 신청했다가 거절당했다고 4일 미 언론이 보도했다. 버냉키 전 의장은 2004년 부인과 공동 명의로 83만9000달러(약 8억8900만 원)에 구입한 워싱턴 의사당 인근 주택 가격이 최근 81만5000달러로 떨어지자 모기지 재융자를 신청했다. 매달 은행에 내는 원리금 상환액을 낮추려고 대출을 갈아타려는 것이었다. 이렇게 하면 월 원리금이 300달러 정도 줄어든다.
그러나 해당 은행은 “연준 의장이란 정규직이었다가 지금은 강연료와 저서 수입에 의존하는 비정규직이어서 대출을 새로 해주기 어렵다”고 거부했다. 비정규직 수입이 정규직 때보다 더 많아져도 같은 규제를 받는다고 했다.
버냉키 전 의장은 2일 시카고의 한 경제 학술회의에서 자신의 담보대출 거부 ‘굴욕’을 소개한 뒤 “주택 규제는 아직도 (실물경제 회복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분야 중 하나”라며 “주택담보대출 규제가 과도한 것 같다”고 말했다.
뉴욕=부형권 특파원 bookum9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