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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아시아경기 폐막]금메달 12개 쏟아낸 방, 선수촌 101동 1605호

입력 | 2014-10-06 03:00:00

정구대표 코칭스태프 묵으며 金 7개 전종목 싹쓸이 전략 수립
그 직전엔 양궁팀이 사용하며 리커브-컴파운드 5종목 우승




2014 인천 아시아경기를 취재하며 만난 한 일본 기자는 한국 언론에서 ‘효자 종목’과 ‘금맥’이라는 표현을 쓰는 게 신기했다고 했다. 그런데 정말 효자 종목 지도자들이 쓰는 방 밑에는 금맥이 흐르는 모양이다. 이번 대회 기간 선수와 지도자들이 쓴 아시아드선수촌 101동 1605호는 확실히 그렇게 보였다.

5일 퇴촌 직전까지 1605호를 쓴 사람들은 정구 남녀 대표팀 주인식(51·남자팀), 장한섭 감독(46·여자팀)과 주정홍 코치(42)였다. 이 세 명은 이번 아시아경기 구기종목을 통틀어 가장 많은 메달을 수확한 한국 대표팀 코칭스태프가 됐다. 남녀 대표 선수 10명이 금메달 7개를 모두 싹쓸이한 것을 비롯해 은메달 1개, 동메달 5개 등 총 13개를 딴 것이다.

주 감독은 “남자 단체전 우승을 확정하고 뛰어나가다가 발목을 접질려 앰뷸런스 신세를 졌다. 그것도 내가 다쳤으니 다행이지 선수들이 다쳤으면 어쩔 뻔했느냐”며 “1605호를 쓰는 동안에 나쁜 일이 생긴 것이라곤 이것 하나뿐이다. 선수들이 제 몫을 다해주니 잠도 잘 오고 편안하게 선수촌 생활을 했다”고 말했다.

주 감독은 역시 한국이 금메달 7개를 모두 싹쓸이했던 2002년 부산 대회 때도 대표팀 감독이었다. 이 정도면 주 감독은 금맥을 만드는 ‘미다스의 손’이라고 부를 만하다.

개막 때부터 정구 대표팀이 입촌한 지난달 26일까지는 장영술 총감독(54)을 비롯한 양궁 대표팀 코칭스태프가 이 방에서 묵었다. 양궁 대표팀은 역시 이 방의 금맥 효과를 마음껏 누리면서 금메달 5개, 은메달 3개, 동메달 1개를 수확했다. 물론 장 감독 역시 2012 런던 올림픽 때 금메달 4개 중 3개를 수확한 금맥 발굴 전문가다.

결국 이 방에서만 금메달 12개, 은메달 4개, 동메달 6개 등 메달 22개가 쏟아졌다. 이를 경기력향상연구연금(체육연금) 점수로 바꾸면 134점으로, 평생 매달 100만 원을 연금으로 받고, 1904만 원을 일시불로 챙겨갈 수 있는 수준이다.

인천=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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