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표창원 SNS
'광주 세 모녀 피살사건'이 치정에 의한 살인으로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지난달 30일 광주의 한 아파트에서 할머니(68)와 어머니(41), 딸(14) 등 일가족 3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유력한 용의자로 어머니와 가깝게 지내던 김모 씨(34)를 붙잡아 살인 혐의로 구속했다.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 소장은 6일 SBS 라디오 '한수진의 SBS전망대'와 인터뷰에서 이번 사건이 일어난 원인을 분석하고 유사 범죄의 재발을 막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번 사건은 우발적인 범행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 이유로 표 소장은 "꽃다발을 들고 간 것도 그렇고, 범행 도구를 전혀 가지고 가지 않았다. 시간대도 언제든지 가족이나 손님이 올 수 있는 오후 5-6시경"이라는 점을 들었다.
이러한 유형의 범죄에 대해 표 소장은 피의자의 성격적인 결함을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피의자 김 씨는 상대방이 자신을 '무시한다'며 범행을 저질렀다고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정신적 문제는 없었다. 김 씨의 경우 분별력, 판단력, 인지 등에 전혀 문제가 없는 정상인"이라며 "다만 성격적 문제 특히 집착과 소유욕이 강하고 자신에 대한 거절이나 무시 같은 것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성격적인 결함은 낮은 자존감에서 기인한다. 표 소장은 "열등감이나 자신감이 부족해 타인이 자신에 대해 조금이라고 거절하거나 무시하는 느낌이 들면 주체를 못하는 것"이라며 "특히 이성과 관계에 있어 상대방에게 얼마나 의존하고 집착 하느냐, 분노조절의 문제가 얼마나 심각하냐에 따라 상황이 달라진다"고 말했다.
표 소장은 "한 해 우리나라에서 살인사건이 약 1000~1100건 정도 발생한다. 123명이라는 것은 12-13% 정도로 상당히 많은 숫자가 이런 문제 유형"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데이트 폭력이나 가정폭력이 끔찍한 범죄로 이어질 수 있다며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라고 조언했다. 그는 "상대방에 대한 신뢰가 있다면 함께 전문가를 찾아 진단 치료를 받고 문제를 해결하는 방향의 노력을 같이 하는 게 좋다"라며 "헤어지는 것도 기술과 방법이 중요하다. 헤어지는 시기나 방법 등에서 신중을 기하고 주변이나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백주희 동아닷컴 기자 juh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