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설령 내가 성공을 거두고 있을 때라도 변화를 추구하라. 영원한 현상 유지는 없기 때문이다.더욱이 돈이 없는 팀에게 장기적으로 사용 가능한 해결책을 찾는다는 것은 절대 불가능하다. 오로지 단기적 해결책만이 살아남는 방법이다. ―‘머니볼’(마이클 루이스 지음·비즈니스맵·2011년) 》
‘머니볼’은 미국 메이저리그의 가난한 구단 오클랜드 애슬레틱스가 1990년대 후반부터 어떻게 놀라운 성적을 거둘 수 있었는지 비밀을 추적한 책이다. 뉴욕 양키스, 보스턴 레드삭스 등 부자구단은 스타 선수를 거액에 영입해 좋은 성적을 거두지만 가난한 구단은 성적도 바닥권에 머문다. 이는 당연한 상식으로 통했다. 하지만 빌리 빈 단장은 모든 이의 예상을 뒤엎고 1998년부터 2014년까지 8번이나 오클랜드를 포스트시즌에 올려놨다.
빈 단장은 새로운 게임의 법칙을 내세웠다. 홈런 펑펑 치는 타자, 삼진 잘 잡는 투수를 거들떠보지 않았다. 값이 비쌌기 때문이다. 그 대신 저비용 고효율의 선수들을 찾아냈다.
그런데 올해 오클랜드의 모습은 ‘머니볼’ 이론과 사뭇 달랐다. 유망주를 내주고 대형 선수를 잇달아 영입했다. 혹자는 빈 단장이 우승을 위해 초심을 버리고 자신의 원칙을 깼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머니볼’은 원칙이 아니다. 주어진 조건에서 최적의 성과를 내기 위해 끊임없이 변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최근 10여 년 동안 다른 팀들도 ‘머니볼’을 익혔다. 빈 단장이 원하는 선수를 쉽게 내주지 않는 상황에서 변화가 필요했다.
올해 포스트시즌에서 쓴잔을 마시며 ‘머니볼 시즌2’는 실패로 끝났다. 하지만 ‘내가 이길 수 있는 곳에서 나만의 강점을 가지고 경쟁해야 한다’는 빈 단장의 소신은 여전히 유효하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