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가 1982년 프로야구 출범 이후 최초로 팀 노히트노런의 진기록을 달성했다. LG 선발투수 신정락(사진)은 6일 잠실 NC전 7.1이닝 동안 단 2볼넷만 내주며 팀 노히트노런의 주춧돌을 놓았다. 잠실|임민환 기자 minani@donga.com 트위터 @minani84
■ 신정락, NC전 7.1이닝 9K 무안타 인생투
유원상 1.1이닝·신재웅 0.1이닝 무안타 합작
145년 ML서도 11번밖에 나오지 않은 진기록
이진영 9회말 결승타…LG 연이틀 끝내기쇼
LG가 프로야구 역사상 처음으로 2명 이상 투수가 합작한 팀 노히트노런이라는 진기록을 달성했다. LG 마운드는 6일 잠실 NC전에서 신정락∼유원상∼신재웅이 이어 던지며 9이닝 동안 단 1개의 안타도 허용하지 않았다. 2명 이상 투수가 합작해 기록한 팀 노히트노런은 1982년 프로야구 출범 이후 첫 기록이다. 145년 역사를 자랑하는 메이저리그에서도 단 11번 밖에 없는, 그래서 선발투수의 노히트노런보다 훨씬 만나기 힘든 진기록이다. 한국프로야구에도 그동안 11번의 노히트노런이 있었지만 팀 노히트노런은 없었다.
LG의 역사적인 기록에는 인생 최고의 피칭을 하며 역대 12번째 노히트노런 대기록이 눈앞에 있었지만 부상으로 스스로 마운드를 내려간 신정락의 눈부신 호투가 있었다. 신정락은 8회 NC 선두타자 조영훈을 삼진으로 잡았다. 이어 이호준을 볼넷으로 내보냈지만 투구수는 99개였다. 인생 최고의 피칭이었다. 24명의 타자를 상대로 99개의 공을 던지면서 허용한 안타는 0개, 볼넷 2개만을 내주며 삼진 9개를 잡는 무시무시한 투구였다. 그러나 볼넷으로 출루한 이호준을 바라보던 신정락은 자신의 오른쪽 중지 손톱과 덕아웃을 번갈아 바라봤다. 손가락에 이상이 생긴 것이다. 결국 신정락은 아쉽게 마운드를 내려왔고 자신의 노히트노런 도전은 그렇게 멈췄다. 그러나 이어 마운드에 오른 유원상이 1.1이닝 동안 삼진 2개 등 4명의 타자를 완벽하게 막고 이어 신재웅이 2명의 타자를 상대하며 안타를 허용하지 않아 그동안 아무도 이루지 못한 팀 노히트노런을 함께 완성했다. 3명의 투수가 29명의 타자를 상대로 총 120개의 공을 던졌고 출루허용은 볼넷 2개와 포수 실책 1개 등 단 3번뿐이었다.
● 9회말 이진영 끝내기 안타…LG 가을야구 한 발짝 성큼
그러나 이날 경기는 LG의 9회말 공격 시작 전까지 0-0으로 팽팽하게 맞섰다. 연장전에 돌입했다면 자칫 허무하게 큰 기록이 사라질 수 있는 아슬아슬한 상황이었다. 대기록의 완성은 9회말 이진영의 끝내기 안타로 마무리 됐다. 손민한을 상대로 박용택이 2루타로 찬스를 만들고 이병규(7번)의 몸에 맞는 공에 이어 이진영이 우중간을 가르는 끝내기 안타로 LG가 1-0 승리를 거뒀다. LG는 이날 극적인 승리로 포스트시즌 진출 확정에 한 발 더 다가섰다. 신정락은 승리가 확정된 후 “사실 8회 손톱에 통증을 느끼며 어떤 선택을 해야 할지 굉장히 망설였다. 마침 강상수 투수코치가 마운드에 올라와 먼저 내려가겠다고 말했다. 욕심을 부리면 팀이 질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대기록이지만 그보다는 지금 팀이 4강에 진출하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 그래서 포기했다. 팀이 이겼고 팀 노히트노런이라는 큰 기록이 달성돼 더 기쁘다”고 담담히 말했다.
잠실|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트위터 @rushlk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