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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각이냐 항전이냐… 갈림길에 선 ‘우산혁명’

입력 | 2014-10-07 03:00:00

홍콩 시위대 정부청사 봉쇄 해제… 공무원 출근-중고생 등교 정상화
동력 떨어지며 대화국면 진입




홍콩의 도심점거 민주화 시위가 시위 발생 9일째인 6일을 기점으로 급격히 대화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시위가 사실상 끝나가면서 이젠 홍콩 정부가 학생들과의 대화에서 어느 선까지 요구를 들어줄지가 관심사로 떠올랐다.

시위대는 이날 오전을 즈음해 정부청사 봉쇄를 해제하는 등 향후 시작될 정부와의 협상에 대비하고 있다. 시위대가 점거 현장을 떠나면서 주요 도로들이 개통되는 등 홍콩 도심도 점차 일상으로 돌아가고 있다.

대학생 연합 홍콩전상학생연회(香港專上學生聯會·학련)는 이날 오전 정부청사 출입구를 폭 3m 개방하고 공무원들의 출근을 허용했다. 출입구를 지키던 20명가량의 시위대는 직원들이 청사로 들어가는 것을 그냥 쳐다봤다. 앞서 5일 홍콩 정부 수반인 렁춘잉(梁振英) 행정장관은 6일 오전까지 청사 포위를 해제하지 않으면 그에 필요한 행동을 취하겠다고 경고했었다. 완차이(灣仔)와 센트럴(中環)의 중고교도 다시 문을 열어 학생들이 정상적으로 등교했다.

학련은 5일 밤부터 라우콩와(劉江華) 입법회(국회 격) 의원 등과 사전 대화 형식으로 만나 대정부 접촉을 준비했다. 대화 창구는 알렉스 차우 학련 비서장과 캐리 람(林鄭月娥) 정무사장(총리 격)이 될 것으로 전해졌다. 차우 비서장은 6일 “시위대가 물러날지는 전적으로 정부에 달렸다. 대화가 7일보다 늦어지면 정부의 진심이 의심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줄어드는 시위대 규모에 대해 그는 “시위대도 휴식이 필요하다. (때가 되면) 다시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학련 측은 대화와 상관없이 시위는 계속하겠다고 밝혔지만 참가자는 지역별로 이미 수백 명 선까지 떨어진 상태다. 일부 학생들은 대화 쪽으로 기운 지도부 결정에 반발하고 있지만 시위를 재개할 동력이 급격히 사라지고 있다는 평가다.

베이징=고기정 특파원 ko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