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교포 2세 재니스 민 빌보드 대표, 서울국제뮤직페어 참석차 방한
6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에서 만난 재니스 민 빌보드·할리우드 리포터 공동대표.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한국 여성그룹 레이디스 코드 멤버들의 교통사고 사망 소식을 14면 톱기사로 게재한 것이다.
“케이팝 관련 기사는 빌보드닷컴 조회수 톱5에 늘 듭니다. 라틴 음악과 함께 독자에게 가장 큰 화제가 되는 뉴스거리죠.”
재미교포 2세인 민 씨는 US위클리, 라이프, 피플, 인스타일 에디터를 거치는 등 미국 내 패션,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고속 성장했다. 2010년 유명 연예 전문지 ‘할리우드 리포터’ 편집장에 발탁됐고 올 1월엔 할리우드 리포터와 빌보드의 공동 대표 겸 크리에이티브 총괄이사 자리에 올랐다. 최신 경향을 빠르게 짚어 고전적인 종이 매체에 새 활력을 불어넣은 것으로 평가된다.
급변하는 세계 음악 시장에서 연예 매체가 나아갈 길로 그는 대중과 더 강한 연결을 강조했다. “빌보드, 할리우드 리포터는 그간 업계 내 인물 소식에 집중했죠. 일반 독자가 읽기엔 지겨운 딱딱한 산업 이야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제가 취임한 뒤 팝스타를 표지에 등장시켰죠. 기자와 음반사 홍보 담당자의 타협을 배제하고 이면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데 집중했습니다.” 그는 “그 결과 홈페이지 방문자 수가 5배 이상 늘었고 소셜네트워크 구독자가 1300만 명에 이르렀다”고 했다.
그는 한편 기획사의 과도한 가수 통제는 케이팝의 잠재적 패착이 될 수 있다고 꼬집었다.
“미국에서도 ‘백스트리트 보이스’ 같은 아이돌 전성시대가 있었지만, 멤버의 꾸며진 모습만 보여주니 단명했죠. 완벽한 포장도 흠이 될 수 있습니다. 해외 팬은 이제 슬슬 케이팝의 포장된 모습을 지겨워하기 시작했습니다. 예술가적 기질을 자유롭게 드러내며 진솔하게 다가가는 게 필요하죠.”
“대중의 인기를 완벽하게 반영하는 차트를 만들기 위해 오랜 세월 노하우를 구축했습니다. 그 노하우가 쉽게 복제되는 걸 원치 않습니다.”
민 씨는 이날 2014 서울국제뮤직페어(뮤콘)의 기조연설을 맡았다. 뮤콘은 민 씨를 비롯한 세계 음악계 거물들의 콘퍼런스와 국내외 음악인의 견본 공연을 이태원 일원에서 3일간 선보인다. mucon.kr
임희윤 기자 i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