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국정감사/변함없는 구태]여야, 증인채택 싸고 정면충돌 환노위 문열자마자 파행… 네탓 공방 野 요청한 35명 중 23명이 기업인… 공무원들 “잠도 못자고 준비했는데…”
깍듯 정홍원 국무총리가 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의 국무총리비서실·국무조정실에 대한 국정감사에 앞서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세종=김미옥 기자 salt@donga.com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환경부 국감은 오전 10시 반에 시작했다. 그러나 증인 채택을 놓고 야당 의원들의 의사진행 발언이 이어지고 낮 12시 정회가 됐다. 급기야 오후 6시경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의 ‘정상적 진행 불가’ 선언이 나오면서 밤늦게까지 질의 한 번 하지 못했다.
낮 12시 의원들이 자리를 뜬 국정감사장에는 환경부 공무원과 취재기자 일부만 남아 자리를 지켰지만 정회가 길어지자 환경부 공무원들도 자리를 떴다. 한 환경부 공무원은 “여야가 신경전을 벌이는 증인들은 거의 고용노동부와 관련된 증인들인데 애꿎은 환경부가 피해를 보고 있다”며 “잠도 제대로 못자고 준비한 국감자료들이 아깝다”고 탄식했다.
권 의원은 “국정감사의 주된 피감기관은 정부 및 공공기관이다. 그와 관련된 민간인은 극히 예외적으로 불러야 한다”며 “국민여론도 기업인에 대한 소환은 자제하자는 것이다. 이건 또 새누리당의 방침이다. 오죽했으면 새정치연합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도 기업인을 무분별하게 부르는 건 지양해야 된다고 했겠느냐”고 맞받았다.
그러자 정의당 심상정 의원은 “새누리당의 방침이 그렇다면 새누리당만 그렇게 하면 된다”며 “다른 당에까지 강요하면서 의원에게 주어진 권리를 제한하는 것은 의회 민주주의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여야 간사는 오후 6시까지 4차례에 걸쳐 협의를 거쳤지만 의견 차를 좁히지 못했다. 양 당은 각각 기자회견을 열고 이날 국정감사 파행의 책임을 상대 당에 돌렸다.
깍듯 정홍원 국무총리가 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의 국무총리비서실·국무조정실에 대한 국정감사에 앞서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세종=김미옥 기자 salt@donga.com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국감도 ‘28사단 윤 일병 폭행 사망 사건’ ‘군 사이버사령부 대선 정치개입 사건’ 등과 관련한 증인 채택 여부를 두고 여야 공방이 격해지면서 1시간가량 공전하다 겨우 진행됐다.
이종석 wing@donga.com·정성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