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아시아경기 18일 개막 한국 23개 전종목 335명 출전
‘보치아’ 국가대표 김한수(22)는 혼자 숟가락을 들어 밥을 먹지 못하는 지체 장애인이다. 하지만 지난달 27일 끝난 2014 보치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2관왕에 오르는 데는 아무 장애도 없었다.
보치아는 코트 위에서 하는 컬링이다. 공을 굴리거나 던져 표적구(球)에 가장 가깝게 공을 붙인 선수가 점수를 딴다. 뇌성마비 1급인 김한수는 어머니이자 코치인 윤추자 씨(54)에게 눈빛과 몸짓으로 어떻게 공을 굴리겠다고 알린다. 이에 맞추어 어머니가 공을 굴려 보내는 도구를 조절하면 아들이 입에 문 막대기로 공을 굴린다.
김한수가 출전하는 BC3(최중증) 종목은 코치가 고개를 돌려 경기 장면을 지켜보면 반칙이기 때문에 어머니는 경기 내내 아들 얼굴만 쳐다본다. 윤 코치는 “아들 무릎 위에 놓인 숫자판을 가지고 우리 둘만 아는 언어로 대화를 나눈다”며 “아들이 행복한 일을 하면서 세상과 소통하는 것에 기쁨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 조직위원장이기도 한 김성일 대한장애인체육회장은 “어려운 여건에서도 국가대표라는 자부심으로 대회를 준비해 온 선수들에게 이번 대회는 최고의 대회가 될 것”이라고 선수단을 격려했다. 김낙환 선수단장은 “3위를 차지한 4년 전 광저우 대회 때도 금메달 숫자만 2위 일본에 뒤졌을 뿐 은·동메달에서는 앞섰다. 이번 대회는 신생 종목에서도 우리가 일본보다 앞선다”며 2위를 자신했다.
이천=황규인 기자 ki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