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 세상을 바꿉니다/9일 한글날] 남여주GC 3개코스-27개홀… 순우리말로 이름 지어 눈길
남여주골프클럽이 코스와 홀에 붙인 순 우리말 이름을 알리기 위해 만든 소책자 표지(왼쪽)와 속지. 글자체도 훈민정음체를 사용했다. 남여주골프클럽 제공
3개 코스는 마루(정상) 누리(세상) 가람(강)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1개 코스당 9개의 홀, 즉 27개 홀에도 꽃잠 산다라 고운매 씨밀레 등 우리말 이름을 붙였다.
이 이름들은 홀의 특성에 따랐다. 첫 번째 홀은 꽃잠(신혼의 첫날밤)처럼 라운딩에 대한 설렘을 보여주는, 어려운 홀에는 산다라(굳세게 꿋꿋하게)처럼 힘을 주는, 마지막 홀에는 하나린(어질게 살기 바람)처럼 덕담을 주는 이름을 붙였다. 코스와 홀뿐만 아니라 그늘집에도 ‘개여울의 속마음’ 등 한글 이름을 붙였다. 골퍼들도 “신선하다” “그런 아름다운 우리말이 있는 줄 몰랐다” “홀을 기억하기 쉽다”며 반겼다.
골프장의 순 우리말 이름은 해비치(경기 남양주와 제주) 솔모로(경기 여주) 푸른솔(전남 장성) 우리들(제주 서귀포) 아름다운(충남 아산) 외에는 찾기 힘들다. 레이크, 밸리, 캐슬, 힐스, 우드 등 영어를 조합해 지은 이름이 대다수다.
한편 최근 끝난 인천 아시아경기대회에서도 경기장 이름을 열우물(테니스, 정구, 스쿼시) 고인돌(태권도, 우슈)로 붙여 눈길을 끌기도 했다.
서정보 suhchoi@donga.com·이헌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