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억+α’ 범죄수익·은닉재산 추징 본격화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73·사망)의 최측근으로 유 전 회장의 재산을 관리한 ‘금고지기’로 지목된 김혜경 한국제약 대표(52·여)가 체포 33일 만인 7일 미국에서 한국으로 강제송환됐다.
검찰은 인천국제공항에서 미국 측으로부터 김 씨의 신병을 인도받은 즉시 미리 발부받은 체포영장을 집행해 인천지검으로 압송했다. 세월호 침몰 참사(4월 16일) 전인 올해 3월 미국으로 출국했던 김 씨는 검찰의 수사선상에 오른 뒤 도피 생활을 하다 지난달 4일(현지 시간) 버지니아 주의 한 아파트에서 미국 국토안보수사국(HSI)에 검거됐다.
검찰은 특히 김 씨가 △재산상 가치가 없는 유 전 회장의 사진들을 고가에 사들인 혐의(1억여 원) △한국제약의 자금이나 영업권 등 권리를 무단으로 빼돌린 혐의(15억여 원) △본인 소유의 서울 역삼동 건물과 강원 횡성의 버려진 땅을 회사가 고가 매입하거나 임차하게 한 혐의(30억여 원+α) 등 100억 원 가까운 회삿돈을 빼돌린 혐의를 찾아냈다.
또 기독교복음침례회(일명 구원파) 자금 약 200억 원을 빼돌려 김 씨 본인과 언니, 지인 명의로 부동산을 사두거나 주식과 보험에 투자한 정황도 파악해 총 300여억 원 규모의 횡령 및 배임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검찰은 세월호 희생자 유족 보상과 구조비용 확보를 위해 김 씨의 범죄수익 관련 재산도 유 전 회장 일가의 재산과 같은 방법으로 추징보전 절차에 들어간다. 또 김 씨 재산의 실소유주가 유 전 회장인지를 입증하고, 김 씨를 상대로 유 전 회장이 숨겨둔 국내외 차명 재산의 소재와 규모를 집중 조사할 계획이다.
스카프-선글라스로 얼굴 가리고… 미국에서 강제추방된 김혜경 한국제약 대표가 7일 오후 스카프와 선글라스로 얼굴을 가린 채 인천지검으로 들어가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김 대표는 “유병언 전 회장의 차명재산을 관리했느냐”는 물음에 “그런 일 없다”고 부인했다. 인천=홍진환 기자 je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