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만에 뭉친 ‘마법의 성’ 듀오 ‘더 클래식’의 김광진-박용준
《 ‘자유롭게 저 하늘을/날아가도 놀라지 말아요’라 노래하는 ‘마법의 성’은 전설 같은 분위기를 풍기지만 전래동요가 아니다.
1994년에 태어난 이 노래가 스무 살이 됐고 당시 스물다섯, 서른 살이던 노래의 부모, 김광진(50)과 박용준(45)은 중년이 됐다.
싱어송라이터 듀오 ‘더 클래식’을 7일 오전 서울 중구 중림로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1997년 3집(‘해피 아워’)을 내고 흩어졌던 둘이 다시 뭉쳤다고 했다.
이들은 13일 디스코부터 포크까지 다양한 색채를 5개의 신곡에 담은 미니앨범 ‘메모리 앤드 어 스텝’을 낸다. 17년 만의 귀환이다. 》

7일 만난 싱어송라이터 듀오 ‘더 클래식’의 김광진(왼쪽)과 박용준은 “1990년대식 감성이란 일부러 복기할 필요도 없는, 우리 맘속에 있는 변치 않는 뭔가”라고 했다. 캐슬뮤직 제공
지난달 말 디지털 음원으로 공개한 두 신곡 ‘우리에겐’과 ‘종이피아노’는 더 클래식의 감성이 놀랍도록 여전한 발라드다. ‘우리에겐’은 김광진이 이탈리아를 여행하다 작은 마을 친퀘테레의 앞바다를 바라보며 떠올린 노래다. “그 아름다운 바다를 향해 첫사랑의 이름을 부르고 싶다는, 그에게 ‘아직도 널 사랑한다’고 외치고 싶다는 생각에 마법처럼 사로잡혔어요.” ‘편지’도 작사했던 아내 허승경 씨는 ‘여행을 떠날 때마다/같이 와야 했다고/함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노랫말을 덤덤히 지어줬다. 김광진은 아내에게 감사하며 “늘 노래를 만들어내는 건 ‘그 후로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답니다’란 동화 말고 그리움과 아쉬움”이라고 했다.
한때 유명 펀드매니저였던 김광진에게 ‘삶과 음악은 펀드처럼 예측할 수 없더냐’고 물었다. “펀드매니저엔 두 가지 부류가 있어요. 트렌드를 잘 예측해 ‘성장주’에 투자하는 이, 저평가된 ‘가치주’를 산 뒤 묵묵히 기다리는 이. 전 후자였죠.”
가치주의 반격이 시작됐다.
임희윤 기자 i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