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끝에 선 수출코리아]IT 대표주자 삼성전자 실적 쇼크 3분기 영업익 4조1000억… 60%↓… 조선-기계 등 효자업종까지 환율-규제에 발목… 전망도 어두워
삼성전자 3분기(7∼9월) 영업이익이 4조 원대로 떨어졌다. 최근 5년간 호황을 누려온 스마트폰 사업의 부진이 결정적인 원인이다. 조선, 석유화학, 기계 등에 이어 수출 전선에서 ‘최후의 보루’로 여겨졌던 정보통신기술(ICT) 산업마저 비틀거리면서 수출 주도 한국 경제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 3분기 매출액 47조 원, 영업이익 4조1000억 원을 올린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7일 밝혔다. 전년 동기보다 각각 20.5%, 59.7%가 줄어들었다. 삼성전자의 분기 매출액은 2012년 2분기(4∼6월) 이후 처음으로 50조 원에 못 미쳤다. 영업이익은 2011년 4분기(10∼12월) 이후 처음으로 4조 원대에 머물렀다.
삼성전자의 실적 악화가 국내 경제에 주는 충격파는 적잖다. 삼성전자를 필두로 한 ICT 부문이 사실상 ‘나 홀로’ 수출과 성장을 이끌어왔기 때문이다.
같은 기간 비(非)ICT 부문은 148억 달러에서 445억4000만 달러로 적자폭이 3배로 커졌다. 수출 효자종목이었던 조선업이 깊은 불황에 빠져 있는 데다 최근에는 석유화학 기업들조차 중국발 쇼크에 허우적대고 있어서다. 올 들어서는 ICT 부문 역시 지친 기색이 역력하다. ICT 무역흑자 규모는 5월 72억3000만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12.4%가 줄어든 뒤 8월(―8.4%)까지 4개월 연속 감소했다.
향후 전망은 더 어둡다. 외부적으로는 미국과 유럽 각국의 자국산업 보호정책이 더욱 견고해져 수출 한국의 앞길을 가로막고 있다. 환율도 국내 기업들에 갈수록 불리한 흐름이다. 국내에선 정부의 소극적 규제완화와 강경파 노조에 의한 생산성 저하가 기업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
김창덕 drake007@donga.com·이세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