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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톡 경제]승무원 입사원서 사진란 삭제… 아시아나항공의 ‘신선한 파격’

입력 | 2014-10-09 03:00:00

지망생들 “수십만원 절약” 환영




김성규·산업부

아시아나항공이 국내 항공업계 최초로 승무원 입사원서에서 증명사진란을 없애기로 했습니다. 우선 이달 26일까지 모집하는 국제선 객실승무원 지원자가 대상이지만 향후 모집할 국내선 승무원 지원자에게도 적용할 계획이라는군요.

아시아나 측은 “승무원 지망생들이 입사원서용 사진을 찍기 위해 때로 수십만 원씩 들이는 등 부담이 커 이같이 결정하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단 이번 조치는 객실승무원 채용에만 해당됩니다. 일반직은 이전과 동일합니다.

승무원 지망생들 사이에서는 증명사진을 위해 비싼 화장을 하고 고급 스튜디오에서 사진을 찍는 것이 필수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이들이 자주 접속하는 인터넷 커뮤니티에 가면 ‘어느 스튜디오가 좋다’는 식의 글들도 자주 눈에 띕니다. 가격은 천차만별이지만 화장에 8만 원, 스튜디오 촬영에 최고 17만 원까지도 든다고 합니다.

승무원 지망생들은 환영하는 분위기입니다. 승무원 지망생 한모 씨(24·여)는 “사진이 얼마나 잘 나왔느냐로 서류전형 합격이 결정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며 “겉모습이 아닌 내면과 서비스정신을 보는 방향으로 시험이 치러졌으면 한다”고 말했습니다.

승무원의 ‘미모’를 중시하는 사회 분위기 때문에 이번 조치를 “모험 아니냐”고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한국 승무원들이 전 세계에서 제일 예쁘다”는 농담도 있었지만 한편으로는 승무원들의 외모가 상품화되는 것 아니냐는 논란도 있었죠.

서류 심사가 끝나고 면접 단계에서는 면접관들이 얼굴을 보게 되긴 하지만 아시아나의 이번 조치는 ‘신선한 파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아시아나 측은 “다른 항공사들이나 넓게는 서비스업계 전반으로 확산된다면 더 의미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번 조치로 승무원 지망생들의 부담이 줄어드는 동시에 국내 항공사들이 ‘승무원들의 외모를 지나치게 중시한다’는 비판에서도 자유로워질 수 있을지 궁금해집니다.

김성규·산업부 sunggy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