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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라, 한국말 못 알아듣나” 동료 의원에까지 막말

입력 | 2014-10-09 03:00:00

[2014 국정감사/이틀째 파행 구태]




“두 명의 (여야) 간사들이 (증인에 대해) 합의를 해왔어야 한다. 능력 없고 하기 싫으면 자리를 내놓고 나가라.”(새정치민주연합 강기정 의원)

“무슨 말을 그렇게 하나.”(새누리당 정무위원회 간사 김용태 의원)

“무슨 말을 그렇게 하냐니. 한국말 못 알아듣나?”(강 의원)

“(발언) 기회 줬는데 싸우라고 기회 준 줄 아나!”(정우택 정무위원장·새누리당)

8일 국회에서 진행된 국회 정무위원회의 경제·인문사회연구회에 대한 국정감사 도중 벌어진 풍경이다. 15, 16일로 예정된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국감에 금융기관장들을 증인으로 채택할지를 놓고 여야가 볼썽사나운 말다툼을 벌인 것이다. 결국 경제·인문사회연구회 국감의 본질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설전 끝에 국감이 30여 분 동안 중단됐다.

각 상임위는 7일에 이어 이틀째 증인 채택 문제를 놓고 몸살을 앓았다. 국감을 충실하게 진행하기 위해 부르는 증인 때문에 오히려 국감이 파행을 맞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 증인 문제로 이틀째 파행 겪은 환노위

전날 증인 채택 논란 끝에 환경부 국감을 실시하지 못한 환경노동위원회는 8일 오전 10시 정부세종청사에서 고용노동부에 대한 국정감사를 시작할 예정이었지만 증인 채택 협의를 벌이느라 예정 시간을 1시간 45분이나 넘겨 개회를 선언했다. 그나마도 여야 간 다툼으로 40여 분 만에 정회됐다.

야당 간사인 새정치연합 이인영 의원은 개회 선언 직후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기업인 증인 신청에 대한 여야 협의가 여전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이런 상태로는 국감을 정상적으로 이끌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에 새누리당 간사인 권성동 의원은 “(증인·참고인) 숫자로 ‘적다’ ‘많다’를 논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맞섰다. 오후 2시가 넘어서 어렵사리 국감이 재개됐지만 7일에 이어 만 하루 반을 증인 채택 공방으로 허비했다.

또 국감 도중 새정치연합 은수미 의원이 최근 권성동 의원이 대표 발의한 근로시간 단축 관련 법안(근로기준법 개정안)을 두고 “휴일수당을 없애겠다는, 벼룩의 등골 빼먹겠다는 법안”이라고 비판하자 권 의원이 사과를 요구하면서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 교문위도 증인 채택 문제로 설전

이날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교육부 국감은 증인 불출석과 추가 증인 채택 문제로 1시간가량 지연됐다. 야당은 새누리당의 반대로 증인으로 채택되지 않은 이인수 수원대 총장을 27일 열리는 종합감사에 출석시키라고 요구했지만 결국 채택되지 않았다. 야당과 일부 시민단체는 지난해 8월 수원대가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의 딸을 교수로 채용하는 과정에 특혜가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김문기 상지대 총장과 김병찬 제주한라대 이사장을 비롯한 사립대 관련 증인들이 대거 불출석한 것을 두고 의원들의 비난성 의사진행발언이 이어졌다.

각 상임위의 추가 증인·참고인 채택도 이어졌다. 법제사법위원회는 카카오톡 등 검찰의 사이버 검열 의혹과 관련해 이석우 다음카카오 공동대표, 김승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보안자문위원, 김인성 전 한양대 컴퓨터공학과 교수 등 3명을 참고인으로 부르기로 의결했다.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는 세월호 이준석 선장과 강원식 1등 항해사 등 17명을 추가로 증인으로 채택했다.

홍정수 hong@donga.com·김희균·유성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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