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柳통일 “남북간 비공개 접촉 필요”

입력 | 2014-10-09 03:00:00

[2014 국정감사/이슈&공방]외통위 ‘5·24조치 관련’ 답변
‘비선라인 불가’ 원칙 밝혀온 정부… 금강산관광 등 현안 해법 주목




답변 상의 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한 류길재 통일부 장관(왼쪽)이 황부기 기획조정실장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김미옥 기자 salt@donga.com

류길재 통일부 장관이 8일 남북 간 비공개 접촉이 필요하다는 뜻을 밝혔다.

류 장관은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통일부 국정감사에서 “남북 간 불신을 깨기 위해 허심탄회한 대화가 있어야 한다. 비공개 접촉의 필요성에 십분 공감한다”며 “그렇게 할 수 있도록 여건이 조성되면 대통령에게도 건의하겠다”고 말했다.

류 장관의 답변은 친박(친박근혜)계 핵심인 윤상현 새누리당 의원이 5·24조치 해제 등을 위해 “비밀접촉을 개시하라. 비밀접촉이 왜 필요한지 청와대를 설득하라”고 요구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류 장관은 “다만 비공개 접촉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남북이 불신관계에 있어 그것 역시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는 단서를 달았다.

정부는 공식 대북 대화 라인이 아닌 비선(秘線)을 활용한 대북 대화를 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혀 왔다. 공식 라인의 비공개, 비공식 접촉까지 묶어둔 것은 아니었다. 그런 점에서 5·24조치 해제 등 민감한 현안을 풀기 위해 정부가 비공개 접촉에 나설지 주목된다.

이날 국감에선 통일부가 국감 보고자료에서 4일 한국을 방문한 ‘북한 실세 3인방’과의 오찬을 “남북 고위급 회담”이라고 명명한 것에 대한 논란도 일었다.

유승민 새누리당 의원은 “오찬에서 만난 것은 회담이라고 하면서 실컷 준비한 건(남북 고위급 접촉을 가리킴) 왜 접촉이라고 하느냐. 접촉은 가벼운 얘기냐? 접선도 아니고…”라고 지적했다.

실제 정부는 올해 2월 김규현 대통령국가안보실 제1차장(차관급)과 북한 원동연 통일전선부 제1부부장 사이에 성사된 회담은 ‘남북 고위급 접촉’이라고 명명했다. 정부는 1990년대의 총리급 회담인 남북 고위급 회담과 헷갈릴 수 있어 그렇게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류 장관은 또 “2차 고위급 접촉이 이뤄지고 난 뒤 본격 협상 국면에서 통일부가 전면에 나서야 할 것”이라며 “일정한 단계가 되면 급을 올려 (장관급 회담으로) 문제를 하나씩 풀어가는 회담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북측 대표단과 ‘통일문제를 담당하는 사람끼리 머리를 맞대고 제대로 풀어보자’고 얘기했다”며 ‘통-통 라인’(류 장관과 김양건 노동당 대남담당 비서 겸 통일전선부장) 가동을 북한에 제안했음을 시사했다. 금강산 관광 재개에 대해서는 “남북이 협상하는 대화 과정이 되면 관광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에 해당하는지 문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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