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만클럽’ 가입 영화감독 - 제작자, 부산국제영화제서 포럼 개최

8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엔 한국영화 ‘천만클럽’의 주역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왼쪽부터 강우석 강제규 감독과 최용배 대표, 윤제균 감독, 원동연 김민기 최재원 대표, 김한민 감독, 김형준 대표, 전양준 아시안필름마켓 운영위원장. 부산=정양환 기자 ray@donga.com
8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선 영화계에서 쉽게 볼 수 없던 광경이 연출됐다. 한국 영화의 ‘천만클럽’ 회원들이 한자리에 모인 것이다. 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 아시안필름마켓이 개최한 포럼 ‘천만 영화를 통해 바라본 한국영화 제작의 현실과 전망’ 참석자들이었다. 천만 영화 10편 가운데 촬영 일정이 있는 ‘왕의 남자’(2005년)와 ‘도둑들’(2012년) 관계자만 빼고 8명의 감독과 제작자가 참석했다. 진행자인 ‘실미도’(2003년)의 제작자 김형준 한맥문화대표를 포함하면 9명이다. 김 대표는 “스크린쿼터 축소 반대 때 이후 이렇게 모인 건 처음 봤다”고 농담했다.

중국 영화시장에 대한 기대와 우려도 나왔다. ‘괴물’(2006년)의 최용배 청어람 대표는 “중국 투자자들이 ‘괴물2’ 제작에 관심이 크다. 괴물을 리메이크하자는 제안도 한다”며 “중국은 할리우드 이상의 영향력을 갖게 될 것이므로 상호협력을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원 대표는 “몇몇 감독이나 배우를 통한 활로 개척으로는 중국과 평등한 파트너 관계를 맺기 어렵다. 한국 영화계가 힘을 합쳐 시스템을 만들지 않으면 중국의 머니파워에 휘둘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국 천만 영화의 저력에 대해 강우석 감독은 ‘뻔뻔함’이라고 정리했다. 그는 “흥행 자체보다는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가겠다는 뻔뻔한 의지가 필요하다. 영화계와 관객은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요구한다. 천만 영화들은 새로운 무언가를 건드렸기 때문에 탄생했다”고 자평했다. ‘변호인(2013년)’의 최재원 위더스필름 대표는 “(내용의 질보다는) 외형 중심의 제작이 만연하고 자본의 논리가 강화된 점은 우리가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산=정양환 기자 r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