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주교회의서 성직자들과 ‘성생활의 즐거움’ 강연 들어… 가톨릭 性금기 깨뜨리나 주목
호주 시드니에 사는 론 피롤라와 마비스 피롤라 부부는 6일 로마 바티칸에서 교황을 비롯한 고위 성직자 200여 명 앞에서 55년 동안 결혼생활을 유지한 비결은 ‘성적 매력’이라고 설명했다. 4명의 자녀와 8명의 손주를 둔 피롤라 부부는 “그리스도를 중심으로 하는 우리 부부의 신성한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성적 친밀감이며, 결혼생활은 충실한 성관계 표현으로 이뤄지는 성적 성찬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독신인 교황과 고위 성직자뿐인 청중은 다소 당황했다. 빈센트 니컬스 추기경(영국)은 “우리 주교들은 입에 올리지 않는 주제이지 않으냐”면서도 “결혼생활의 행복을 인식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피롤라 부부의 강연에 대해 일부 주교는 교황청이 성생활에 대한 교리를 마련하려는 것에 불만을 표출했다. 교황청은 인위적 산아 제한을 반대한다는 견해를 피력한 1968년 바오로 6세 교황의 칙령 이후 성이나 가족과 관련된 이슈에 대해 보수적인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 ‘가족의 목소리’라는 단체는 “동성애자를 부부로 인정하는 것은 교회를 망치는 것”이라는 성명을 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내년 10월까지 이에 대한 논의를 계속한 뒤 결론을 내릴 예정이다.
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