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동방송 찬양합창제 30년째 끌어오는 윤학원 예술감독
음악PD 시절 사재 쏟아가며 기획 “합창은 단순 행사 아닌 화합의 장”
뮤지컬 감독 박칼린과도 사제 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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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합창계의 대부로 불리는 윤학원 인천시립합창단 예술감독은 30년간 극동방송 찬양합창제의 피날레 무대에서 총지휘를 담당해왔다. 올해 무대에서도 모든 출연자가 합창하는 헨델의 할렐루야를 지휘할 예정이다. 윤학원 씨 제공
뮤지컬 음악 감독 박칼린의 스승이자 한국 합창계의 대부로 잘 알려진 윤학원 인천시립합창단 예술감독(76)의 말이다.
30년째 극동방송 찬양합창제와의 인연을 이어가고 있는 그는 “1976년 극동방송 음악 PD 시절, 합창으로 교회 간 교류를 이끌어내고 싶다는 소박한 꿈으로 시작했다”며 “그런데 퇴사한 후에도 손에서 놓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독실한 개신교 신자인 그는 “처음 회사에 찬양합창제 기획안을 제출했을 때 비용 문제 등을 이유로 거절당했다”며 “내 집을 팔아서라도 꼭 하고 싶다는 의지를 드러내자 결국 허락을 받았다. 진짜 집을 팔진 않았지만, 모아놓은 돈의 상당액을 합창제를 위해 사용했다”고 말했다.
윤 감독이 합창대회에 이렇게 열정을 쏟은 이유가 무엇일까. 그는 “합창제는 단순한 행사가 아닌 지역이나 교파를 뛰어넘어 개신교 신자들이 서로 화합하고 아름다운 화음을 낼 수 있는 좋은 교류의 장이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그는 “교회뿐 아니라 일상생활에서도 우리는 이웃과의 교류나 이해가 부족한 측면이 있다”며 “서로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고, 함께 공동선을 향해 나아갈 때 삶이 풍요로워지는 것은 물론이고, 우리 사회 또한 발전적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