엽기적인 병역기피 속출 어깨 탈골 가장 많고 문신도 늘어… 아토피 질환 악화시켜 면제 받기도
지난해 2월 류모 씨(20)는 군대에 가지 않기 위해 발기부전제 주사를 놓은 뒤 양쪽 고환과 전립샘까지 제거하는 수술을 했다가 병역 기피 행위로 병무청에 적발됐다. 사지가 멀쩡했던 김모 씨(23)는 병역 기피 목적으로 오른쪽 약지와 새끼손가락을 작두로 자르기도 했다. 정신이 멀쩡한 이모 씨(29)는 2012년 2월 “큰 소리가 나면 팔다리가 저절로 움직인다”며 정신질환이 있는 것으로 위장을 했다가 들통이 나기도 했다.
병무청이 10일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정미경이 의원에게 제출한 ‘병역 기피 적발 현황’에서 드러난 ‘엽기적’ 사례들이다. 최근 5년간 불법으로 군대를 안 가려 했다가 적발된 사례는 178건이다. 2010년 66건에서 2011년 15건으로 줄었다가 2012년 19건으로 다시 늘어났고, 지난해엔 48건으로 전년보다 3배 가까이 증가했다. 올해는 8월 말 현재 벌써 30건이나 적발됐다.
적발 사례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건 어깨질환이었다. 대부분 고의로 어깨관절을 파열시키거나 습관성 탈골증으로 보이기 위해 관절을 뺐다. ‘문신 기피’ 사례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상체 또는 몸 전체에 문신을 하면 4급 사회복무요원 복무 판정을 받는다는 점을 악용한 것이다. 최근 5년간 33명이 문신으로 병역을 기피하려다가 적발됐다. 2012년 3명에 그쳤던 문신 적발 사례는 지난해 10명, 올해는 12명(8월 기준)으로 늘어났다.
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