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판 커버스토리]국회 상임위의 두 얼굴 - 甲중의 甲 거물급 정치인과 상임위
의정활동 평가의 중요한 근거가 되는 상임위원회 활동은 여야 거물급 정치인들에게도 시험대가 된다. 5선 의원 출신인 박근혜 대통령(오른쪽)은 의원 재직 시절 통일외교통상위원회, 행정자치위원회, 기획재정위원회 등을 거쳤다. 동아일보DB
대권주자들과 중진의원들에게 인기가 높은 상임위는 단연 외교통일위원회다. 외교와 통일이란 대형 이슈를 다루면서 국가 지도자로 자리매김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외통위는 ‘상임위의 상원(上院)’이라고도 불린다.
실제 새누리당에선 이완구 원내대표를 비롯해 강창희 이재오 정병국 의원 등 중진급이 포진돼 있다. 김태호 나경원 의원 등 차기를 꿈꾸는 주자들도 외통위 소속이다.
안철수 의원 역시 당초 19대 하반기 국회에서 외통위를 염두에 뒀다고 한다. 하지만 “당 대표는 모든 상임위에 관여할 수 있다”는 주변의 만류에 따라 후반기에도 복지위에 남았다. 안 의원이 복지국가론에 애착을 갖고 있고, 복지정책이 서민층과 중도층을 끌어안을 수 있는 의제인 만큼 복지 전문가로서 입지를 다지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판단했다는 후문이다.
이 밖에 경제, 국방 관련 상임위도 대권주자들에게 인기가 높다. 새정치연합의 유력 대권주자인 문재인 의원은 19대 국회 전반기에는 기획재정위를, 후반기에는 국방위를 지원했다. 문 의원 측은 “진보개혁 진영이 경제에 있어서 유능하다는 점을 보여주기 위해 전반기에 기재위를 갔다면, 안보에 있어서도 우리가 더 잘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후반기에는 국방위를 택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19대 하반기 들어서 국토교통위에서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로 상임위를 옮겼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농식품위가 비록 대권과는 거리가 있어 보이지만 세월호 참사 이후 드러난 적폐에 대한 대책을 세우고, 쌀 관세율 등 핵심 쟁점을 다룰 수 있어 존재감을 각인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손영일 기자 scud20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