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에서도 5·24 때리기로 목청을 높이는 중진들이 늘어나고 있다. 나경원 의원은 “껍데기만 남은 5·24조치를 붙잡는 게 맞겠느냐. 걷어버리는 게 낫다”고 말했다. 같은 당 김태호 의원은 “북한에 대한 민생 인프라 구축을 골자로 하는 박근혜 대통령의 ‘드레스덴 선언’과 5·24조치는 상충되는 부분이 많다”면서 “대통령이 어머니의 마음처럼 통 크게 치고 나가야 한다”고 했다. 이러다간 5·24조치 존치론을 펴는 사람은 껍데기나 챙기는 속 좁은 사람으로 몰릴 판이다.
▷고위급 접촉이 재개돼 남북이 머리를 맞대고 얽혀 있는 모든 상황에 대해 해결책을 함께 찾아보자는 데 뜻을 같이한다면 5·24조치도, 금강산 관광 재개도 논의해 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북한은 5·24조치의 원인이 된 천안함 폭침에 대해 사과도, 재발 방지 약속도 한마디 없는 상황이다. 그런데도 우리 스스로 5·24조치를 미운 오리 새끼 취급한다면 대북 지렛대를 걷어차 버리는 결과가 되고 만다.
박성원 논설위원 sw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