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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1년째 갈등 내곡지구 아우디 정비공장 해법 찾나

입력 | 2014-10-13 03:00:00

현장 방문 朴시장 “이전 터 논의중”
“소음-유해가스 배출” 주민 반발, 사측 “옮겨도 또 반대하면…” 고민




11일 오후 서울 서초구 내곡동 보금자리주택지구 내 한 초등학교에서 열린 현장시장실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이 아우디 정비공장 부지 이전 문제를 놓고 주민들과 토론하고 있다. 서울시 제공

서울 서초구 내곡동 보금자리주택지구 내 아우디 정비공장 설립을 둘러싼 주민과 업체 간의 갈등이 대책 없이 1년째 이어지고 있다. 최근 법원이 주민들의 손을 들어주면서 7월부터 공사가 중단됐다. 하지만 주민들과 업체 측의 공방은 아직까지 계속되고 있다. 최근 서울시가 정비공장이 이전할 대체부지 두 곳을 두고 저울질하고 있어 갈등의 실마리를 찾을지 관심이다.

○ ‘학교 앞 정비공장 안 돼’ vs ‘심각한 경영타격’

11일 오후 2시 서초구 내곡지구 내 아우디 정비공장 공사 현장. ‘학교 앞 정비공장은 말도 안 된다’며 공사를 반대하는 주민들과 ‘공사 중단으로 손해를 봤다’는 협력업체 관계자 40여 명이 2차선 도로 사이에서 맞서고 있었다. 정비공장에서 불과 50여 m 떨어진 곳에 지난달 초등학교가 신설됐고 학생들이 정비공장 앞 도로를 이용해 등하교한다. 주민들은 학교와 인접한 곳에 정비공장이 들어서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한다. 고장 차량과 견인 차량, 부품 운반 차량이 다니면서 통행량과 배기가스 배출이 늘고 정비 과정에서 소음과 유해물질까지 나온다는 주장이다. 주민들은 행정소송을 냈고 법원은 7월 ‘건축허가가 위법하다’는 판결을 내려 공사는 중단됐지만 아직까지 마땅한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이날 문제 해결을 위해 언남초교에서 ‘현장시장실’을 열고 지역 주민 300여 명과 토론했다. 새누리당 텃밭이라고 할 수 있는 서초구에 현장시장실이 차려지기는 처음이다.

주민들은 박 시장에게 정비공장 이전을 위한 근본적인 해결책을 마련해 달라고 요구했다. 손민상 내곡주민 입주민모임 공동대표는 “서울시와 서초구에 지속적으로 민원을 냈지만 지금까지 검토하겠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실질적인 대책은 하나도 없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협력업체 측도 현장시장실이 열리는 언남초교 밖에서 맞불 시위를 벌였다. ‘무책임한 민원 개입, 민간기업 다 죽는다’란 현수막과 피켓을 들고 침묵 시위를 했다. 협력업체 관계자는 “주민들의 반대로 공사가 중단되면서 협력업체와 근로자들이 심각한 타격을 받았다”며 “공사를 즉각 재개해 달라”고 촉구했다. 1시간가량 공사 현장을 둘러본 박 시장은 “이전할 대체부지 후보지로 두 곳 정도를 놓고 논의하고 있다”며 “이전 예정지 주민들을 설득하고 있다”고 말했다.

○ 현 부지 활용, 주민 설득은 풀어야 할 숙제


현재 가장 난감한 곳은 아우디코리아의 딜러인 위본모터스. 애초 서초구의 건축 허가를 받고 10월 완공을 목표로 공사를 진행해왔다. 현재 공정은 80% 정도. 하지만 애물단지가 된 공장을 팔기도, 그렇다고 주민들이 반대하는 상황에서 계속 공사를 진행하기도 어려운 처지다. 다른 지역으로 이전한다고 해도 이전 예정지 주민들의 반발이 나올 게 불 보듯 뻔하다. 서울시나 서초구도 ‘정비공장이 이전할 경우 짓다 중단된 부지를 어떤 용도로 사용할지’도 여전히 고민이다. 행여나 아우디 측이 제기한 항소심에서 판결이 뒤바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조영달 기자 dalsar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