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聖戰 참가” 시리아로 떠나 체첸 출신 전사와 결혼해 임신 “집에 가고 싶지만 방법이 없어”
이슬람 전통 의상을 입고 눈만 드러낸 오스트리아 10대 소녀가 치켜든 오른손 검지(왼쪽 사진)는 알라 외에 신은 없다는 신앙 고백의 의미를 지닌다. 오른쪽 사진은 인터폴이 ‘실종자’라며 공개한 삼라 케시노비치 양(위)과 사비나 셀리모비치 양. 사진 출처 뉴욕포스트
10일 오스트리아 현지 언론 오스트리안타임스에 따르면 간신히 부모와 연락이 닿은 삼라 케시노비치 양(17)과 사비나 셀리모비치 양(15)은 “이제 진절머리가 난다. 집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들은 “우리 사진이 세계로 퍼져 유명해졌고 너무나 많은 사람이 우리와 함께 IS에 연관돼 있다. 이 원치 않는 새로운 삶에서 벗어날 기회는 없을 것 같다”고 체념했다. 두 소녀는 현재 IS의 본거지인 시리아 북부 락까에 머물고 있으며 체첸 출신의 IS 전사와 결혼해 임신까지 한 것으로 전해졌다.
친구 사이인 두 소녀는 올해 4월 쪽지 하나를 남겨놓은 채 오스트리아 수도 빈을 떠났다. 부모에게 남긴 쪽지에는 ‘우리를 찾지 마라. 우리는 알라를 섬기고 그를 위해 죽을 것이다’라고 적혀 있었다.
카를하인츠 그룬트뵈크 오스트리아 내무부 대변인은 “한 번 떠나면 다시 돌아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지난달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각국 정보당국이 파악한 결과 IS에 합류하기 위해 시리아로 떠난 젊은 여성은 프랑스 63명, 영국 50명, 독일 40명, 오스트리아 14명 등이다. 전문가들은 “남성 중심적인 IS에서 여성들은 그저 결혼과 아이를 위한 ‘생산기계’에 불과하다”고 경고해 왔다.
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