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노벨평화상을 타지 못했지만 그래도 큰 성과가 있었다. 세계인이 일본 헌법 9조에 관심을 가지는 계기가 됐기 때문이다. 앞으로 노벨평화상을 받을 때까지 계속 서명 운동을 벌이겠다.”
‘헌법 9조에 노벨상을, 실행위원회’의 호시노 쓰네오(星野恒雄·81) 공동대표는 10일 노벨평화상 수상자 발표 직후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지난해 5월부터 서명을 받기 시작했고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이 집단적 자위권을 각의 의결한 올해 7월 초부터 하루 수만 건으로 갑자기 서명이 급증했다. 지금까지 서명한 인원은 44만 명이 넘는다.
아베 총리는 불편한 심기를 비쳤다. 10일 각료회의 전 사진 촬영 때 옆자리에 앉은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지방창생담당상이 “헌법 9조가 수상하면 누가 받아야 하나. 정치적이네요”라고 말하자 아베 총리도 “매우 정치적이군요”라고 호응했다.
한편 ‘영원한 노벨평화상 후보’ 중의 한 명으로 올랐던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탈락한 것을 두고 유엔 주변에선 아쉬움과 기대가 교차했다. 한 베테랑 유엔 출입기자는 “반 총장이 올해 기후변화정상회의에 심혈을 기울였다. 전 세계가 테러와 국지 전쟁, 에볼라 등으로 시름하는 판에 기후변화가 유엔 사무총장의 최우선 순위가 돼야 하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소식통들은 “반 총장이 남북 관계 개선에 기여하면 임기 중에 노벨평화상을 수상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고 전했다.
도쿄=박형준 lovesong@donga.com / 뉴욕=부형권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