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할 대상 재산이 150억 달러(한화 16조원)에 달하는 미국 석유재벌 부부의 이혼소송 판결이 조만간 내려질 예정이어서 눈길을 끈다.
13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더 타임스는 미국 내 굴지의 석유회사 콘티넨털 리소스의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 해럴드 햄(67)과 두 번째 아내 수 앤 햄(56)이 9주간의 이혼소송 법정공방을 마무리했다고 보도했다.
사건을 담당한 오클라호마 카운티 법원 하워드 해럴슨 판사는 아직까지 결론을 내리지 못했으나, 곧 재산분할 판결을 내릴 전망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오클라호마주 가족법은 결혼 전 별도의 재산 관련 계약을 맺지 않았다면 결혼 후 재산 증가분은 부부 공동자산으로 간주한다.
이 때문에 세계 50대 부자인 해럴드 햄의 이혼 합의금이 역대 최고로 알려진 '러시아 비료왕' 드미트리 리볼로플레프의 이혼 합의금인 45억 달러(4조 8000억원)를 훌쩍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관건은 1988년 결혼한 부부의 혼인이 실질적으로 언제 파탄 났느냐 이다. 더 타임스는 콘티넨털 리소스는 2007년 뉴욕 증시에 상장된 후 주가가 약 500% 급등한 터라 부부생활의 유지 여부가 재산분할 결정에 중요한 변수라고 설명했다.
수 측은 '이혼 소송 제기 전까지 같이 살면서 여행도 같이 다니고 아이도 같이 키웠다'고 주장하나, 해럴드 측은 '2005년 가을부터 사실상 헤어져 각자의 삶을 살아왔다'고 맞서고 있다.
부부의 결혼 생활은 평탄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1998년 해럴드가 '아내는 심리 감정을 받아야 한다'면서 이혼소송을 제기했다가 취하했고, 수는 앞서 2005년에 남편의 외도를 이유로 이혼 소송을 낸 적이 있다.
미국의 대표적인 자수성가형 부자인 해럴드는 1990년대 중반 미 노스다코타주의 바켄(Bakken) 유전을 개발해 억만장자가 됐다. 바켄 유전지대에서는 하루에 미국 석유 산출량의 10%에 이르는 70만 배럴의 석유가 나온다.
최현정 기자 phoeb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