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우선·산업부
전 검은색 제품이 진짜라는 데 한 표를 걸었습니다. LG 로고도 더 크고 ‘톤플러스(TONE+)’라는 제품명도 큼지막하게 박혀 있어서요. 그런데 결과는 ‘땡’이었습니다. 정품보다 더 정품 같아 보이는 짝퉁에 속아 넘어간 셈이죠.
최근 중국과 미국 헤드셋 시장에서 활개를 치는 LG 표 짝퉁 제품에 LG전자가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문제의 제품은 LG전자의 인기 블루투스 헤드셋 모델인 ‘톤플러스’. 세계 시장에서 모조품이 횡행해 소비자의 혼란이 적지 않다고 하네요. 특히 인터넷으로 제품을 사는 소비자들은 정품 확인이 쉽지 않아 속아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사실 LG전자 삼성전자 등 국내 유명 전자업체들이 짝퉁 제품과의 전쟁을 벌여 온 건 어제오늘 일이 아닙니다. LG전자만 해도 중국산 짝퉁 출현의 역사가 무려 12년 전인 2002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에어컨, 휴대전화부터 전자레인지, 헤드셋에 이르기까지 짝퉁 제품종류도 날로 다양해지고 있고요.
과거에는 누가 봐도 짝퉁인 게 티가 날 만큼 중국산 제품의 상태가 조악했지만 최근에는 언뜻 보면 정품처럼 보이는 게 더 큰 문제입니다. 정품이 맞는 것 같은데 막상 보면 제품 마감이 엉망인 데다 성능도 떨어져서 국산 제품 이미지를 갉아먹기 때문이죠.
LG전자는 “브랜드와 기술, 디자인 도용은 지적재산권 침해”라며 “사법당국과 공조해 반드시 짝퉁을 뿌리 뽑고 배상도 받아내겠다”고 다짐했습니다. 뽑아도 뽑아도 끈질기게 살아남는 중국 짝퉁과의 싸움에서 국내 기업들의 건투를 빌어봅니다.
임우선·산업부 ims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