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부고속도 판교∼양재 방음벽 논란 7.5km 양방향 1차로 확장공사… 기존 4m보다 3∼4배 높은벽 설치 주민들 “마을 갈라지고 조망권 침해”, 도로公“법 따른것… 해결방안 모색”
경부고속도로변에 새로 설치하고 있는 최고 높이 15m의 방음벽과 4m 높이의 기존 방음벽. 신설 방음벽에 막혀 청계산이 보이지 않는다(위 사진). 주민들이 신설 방음벽 공사를 중단하라며 내건 플래카드. 남경현 기자 bibulus@donga.com
주말이면 수많은 인파가 찾는 청계산 일대 경부고속도로변에 10∼15m 높이의 방음벽이 설치되면서 지역 주민들이 반발하는 것은 물론이고 등산객들까지 눈살을 찌푸리고 있다. 기존 방음벽은 높이가 4m였다. 상적동 주민들은 새로 설치되는 방음벽으로 인해 마을이 둘로 갈라지고 청계산 조망권도 사라지게 됐다며 방음벽 설치공사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박창규 상적동 3통장은 “도로공사 측에 방음벽 높이를 낮추거나 투명 방음벽을 설치해 달라고 요구했으나 설계대로 공사할 수밖에 없다는 답변만 돌아왔다”며 “350여 가구 주민들이 공사 반대를 요구하는 서명운동을 벌이는 동시에 실력행사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기존의 낮은 방음벽은 고속도로를 오가는 차량에서 청계산이나 음식점 상가 등이 잘 보였지만 이제는 그런 홍보 효과를 기대할 수 없는 것도 주민들의 불만 중 하나다.
방음벽 공사는 경부고속도로 판교 나들목에서 양재 나들목까지 7.5km 구간에서 상하행 각 1차로씩 확장공사를 하면서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상하행 양쪽에 내년 말까지 설치하는 방음벽은 전체 길이가 7.3km로 60%의 공정을 보이고 있으며 200억 원이 투입된다.
도로공사 관계자는 “환경정책기본법에 규정한 소음환경기준에 따라 환경영향평가를 받는 과정에서 차량 통행량과 소음 등을 고려해 방음벽 높이가 결정됐다”며 “주민들의 고충도 이해하지만 법적으로 어쩔 수가 없고 국민권익위원회 현장검증 등을 통해 해결 방안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남경현 기자 bibul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