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연극배우들 ‘리타’ ‘나부코’ 등 쉬운 오페라 잇달아 준비

오페라 ‘리타’ 연출에 나선 뮤지컬 배우 양준모와 주역으로 무대에 서는 이경수 최재림(왼쪽부터). 이들은 연신 “뮤지컬 배우들이 만든 오페라는 어떤 색깔로 나올까요”라고 묻더니 “묘하게 설렌다”며 웃었다. 김경제 기자 kjk5873@donga.com
11월 8, 9일 충무아트홀 무대에 오르는 도니제티의 오페라 ‘리타’는 공연장과 뮤지컬 배우들이 합심해 만들고 있는 작품이다. 뮤지컬 ‘드라큘라’ ‘지킬앤하이드’ 등에서 주연을 맡았던 양준모가 오페라 연출로 데뷔한다. 음악감독 박칼린의 제자로 잘 알려진 뮤지컬 배우 최재림이 가스파로, 일본 극단 사계 출신으로 뮤지컬 ‘고스트’ 등에 출연한 이경수가 베페 역을 맡았다.
10일 연습 현장에서 만난 양준모는 “애호가들만을 위한 오페라가 아니라 초보자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오페라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실제 양준모와 충무아트홀이 작품 기획 단계에서 관객 100여 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오페라는 대사를 알아듣기 어렵다” “대중적인 배우가 없어 친근감이 들지 않는다”는 답변이 많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제작팀은 우선 ‘위키드’ 대사를 번역한 이지혜 한지안에게 프랑스어 대사를 우리말로 옮기도록 했다.
양준모와 최재림은 뮤지컬 배우지만 성악 전공이다. 양준모는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 성악과를 졸업하고 러시아 노보시비르스크 국립음악원을 수료했다. 2장의 성악 앨범도 출시했다. 경원대 성악과를 수석 졸업한 최재림은 뮤지컬과 오페라 발성법을 자유자재로 넘나든다. “성악할 때의 목소리가 사라져 뮤지컬 공연을 2년 정도 쉬고 대학원에서 다시 성악 공부를 하던 중 리타를 만나 기쁘다.”(최재림)
제작사의 기획 의도는 이미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 공연을 한 달 정도 앞둔 13일 4일간의 공연 중 VIP석 대부분은 판매됐다.

신진 연극연출가 김태형이 연출을 맡아 화제가 된 오페라 나부코의 두 주역. 고양문화재단 제공
외국 오페라 시장에서는 이미 오페라와 영화, 뮤지컬과의 협업이 이뤄지고 있다. 중국 영화감독인 장이머우는 오페라 ‘투란도트’, 지휘자 앙드레 프레빈은 오페라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를 연출했다. 일본 극단 사계의 아사리 게이타 대표도 오페라와 뮤지컬 연출을 번갈아 가며 맡고 있다.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